인공보조심장 수술에 건보적용… 심부전 환자에 '희소식'

      2018.11.29 18:33   수정 : 2018.11.29 18:35기사원문


심장이식수술 대기자나 심장이식이 필요하지만 면역억제제 사용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좌심실보조장치(LVAD) 수술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최근 39세 여성 환자에게 LVAD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이 수술은 좌심실 끝 부분에 직접 구멍을 내고 LVAD 기기를 삽입해 혈액을 흡입하는 것입니다. 이 혈액은 다시 펌프를 통해 대동맥으로 뿜어주어 좌심실 기능을 보조하게 됩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내과 이선기 교수는 29일 "LVAD팀이 수술 후 매일 아침, 저녁으로 환자의 곁에 머물며 심장초음파를 통해 환자와 기기의 상태를 섬세하게 살폈다"며 "조그마한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 때문에 수술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환자는 23세에 처음 심부전이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숨 쉬기가 힘들어지고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그의 병명은 원인 불명의 확장성심근병증. 이 병은 심장근육이 약해지면서 심실이 확장되고 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질병으로 궁극적인 치료법은 심장이식입니다. 이후 심부전 때문에 그는 수시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며 전신의 기능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8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1순위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하고 기증자를 기다렸지만 차례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보건복지부가 LVAD 수술에 대해 2년간 3례 이상의 심장이식수술을 한 기관에 대해 사전 심사제도를 통해 건강보험 적용을 결정했습니다. 1억 5000만~2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치료비 중 5%만 본인이 부담하면 가능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이재진 교수는 "LVAD 기기가 오차 없이 정확하게 좌심실에 삽입됐고, 펌프가 적절한 속도로 작동하며 완벽하게 좌심실 보조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LVAD 수술의 경우 정확한 기기의 삽입과 펌프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에 LVAD팀은 초음파를 통해 기기 삽입부터 수술 후까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펌프속도를 조절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했습니다.

환자는 수술 6시간이 지난 뒤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수술 다음날 미음 식사도 가능해졌습니다. 보름 후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었고 몸 상태가 좋아져 11월 23일 퇴원했습니다.


LVAD 수술을 받게 되면 심장에 기구가 연결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혈전 발생과 감염 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심장혈관센터 심장이식/LVAD팀은 수술 후 한 달간 LVAD 사용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심장혈관내과 유규형 교수는 "심부전 환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적절한 시기에 심장이식을 받지 못하거나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기약 없는 시간을 버텨내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LVAD 수술로 이식의 기회를 받기 힘들었던 많은 심부전 환자들이 기계적 보조장치를 통해 새 생명을 얻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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