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황금 돼지 기운 받으러 ‘돼지투어’ 떠나자
2018.12.27 08:33
수정 : 2018.12.27 08:33기사원문
2019년 기해년은 돼지해다. 돼지는 다산의 상징으로 통하며, 돼지 돈(豚) 자가 돈(화폐)과 음이 같아서 재물을 뜻하기도 한다. 2019년은 그중에도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라고 해서 기대가 남다르다.
예부터 돼지는 재물과 행운을 부르는 동물로 여겼고, 돼지꿈은 길몽이라 해서 크게 반겼다.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며 행복을 기원하는 첫 여행에서 복덩이 돼지를 만나보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를 맞아 새해에 황금 돼지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돼지투어’를 주제로 7곳을 2019년 1월 추천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돼지 생각을 뒤집으면 되지, 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돼지보러오면돼지’는 돼지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곳이자, 돼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공간이다. 공연과 퍼레이드를 보며 돼지가 지능이 높고, 깨끗하면서도 귀여운 동물임을 알 수 있다. 소시지 만들기를 비롯해 각종 체험을 하며 돼지고기와 육가공식품의 바른 먹거리 정보도 얻는다. 23개 나라에서 모은 다양한 돼지 소품과 작품을 전시한 돼지박물관, 그동안 알지 못한 돼지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홍보관까지 둘러보면 돼지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독일식 온천 리조트를 표방한 테르메덴은 가족과 따뜻한 추억을 만들기 좋은 곳으로, 겨울 여행에 손색이 없다. 청강만화역사박물관과 한국동요박물관은 우리나라 만화와 동요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 서희테마파크는 거란의 80만 대군을 철수시킨 고려 문신 서희의 삶과 업적을 소개한다.
■‘펀치볼’에 서린 황금 돼지 기운 받는 건강 여행, 양구 해안면
새해에는 황금 돼지의 기운이 깃든 ‘국토 정중앙’ 양구로 떠나보자. 펀치볼 분지로 유명한 해안면은 특이하게 지명에 돼지 해(亥) 자를 쓴다. 본래는 바다 해(海) 자를 써서 해안(海安)으로 불렸는데, 분지 안쪽 산기슭에 뱀이 많아 돼지를 풀어 키웠더니 뱀이 사라졌다는 전설이 있다. 해안면에서는 을지전망대에 올라 펀치볼 분지와 멀리 설악산, 금강산 등을 바라보자.
세계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 ‘그리팅맨(Greetingman)’과 양구전쟁기념관도 해안면에 자리한다. 양구의 자랑인 박수근미술관, 한반도 배꼽에서 나오는 기를 받을 수 있는 국토 정중앙 점,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천체를 관측하는 국토정중앙천문대 등 양구의 명소를 찬찬히 둘러보면 새해 첫 여행으로 손색이 없다.
■두툼한 생삼겹살이 지글지글, 청주 삼겹살거리
두툼한 생삼겹살, 간장 소스, 지글지글 불판에 고기 익는 소리… 청주 삼겹살거리의 낯익은 모습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삼겹살 특화 거리가 들어선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 추억의 장소다. 버스터미널이 이전하고 쇠락의 길을 걷던 서문시장은 2012년 삼겹살거리가 조성되며 재조명 받았다. 먹자골목에는 삼겹살 식당 15곳이 있으며,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 청주식 삼겹살이 이곳의 대표 메뉴다.
국산 생고기를 사용하는 것은 삼겹살거리 식당이 오랜 기간 지켜온 원칙이다. 삼겹살에 곁들이는 파절이 역시 청주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졌는데, 묵은지까지 더하면 ‘간장 소스 삼겹살+파절이+묵은지’로 삼겹살 삼합이 완성된다. 삼겹살거리에는 가업인 정육점이나 채소 장사를 하다가 식당을 꾸린 가게 외에 버섯 삼겹살, 연탄 구이 등 다양한 삼겹살 식당이 영업 중이다.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삼겹살과 소주를 엮은 ‘삼소데이’ 이벤트도 열린다. 청주 여행 때는 대청호 변에 전통 가옥과 현대 미술관이 어우러진 문의문화재단지, 겨울 성벽 길이 운치 있는 상당산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 터에 자리한 청주고인쇄박물관 등을 둘러보면 좋다.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돼지고기 최고봉, 남원 운봉 지리산 흑돼지
지리산 자락 남원 운봉은 옛날부터 흑돼지로 유명했다. 흑돼지는 백돼지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다. 직접 맛을 봐야 이해할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오리고기보다 높다고 한다. 흑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히지 말고 적당히 붉은빛이 돌 때 먹으면 더 맛있다. 흑돼지고기는 포도당과 유리아미노산이 다른 돼지고기보다 풍부한데, 완전히 익히면 이 감칠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흑돼지고기로 생햄도 만든다.
짭짤하면서도 은근한 풍미에 자꾸 손이 간다. 맛있는 흑돼지고기로 배가 부르면 본격적인 남원 여행에 나서보자. 남원에서 첫손에 꼽는 명소는 광한루원. 춘향전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광한루원 건너편에 춘향전을 주제로 꾸민 춘향테마파크가 있다. 산내면에 자리한 실상사에도 꼭 들러보자. 통일신라 때인 828년(흥덕왕 3)에 창건한 절집이다. 추어탕은 흑돼지와 함께 남원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광한루에서 국도17호선을 따라 추어탕집이 늘어섰다.
■현판 뒤에 숨은 황금 돼지를 찾아라! 경주 불국사 복돼지
지난 2007년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서 돼지 조각이 우연히 발견되어 많은 이들이 이곳에 찾아와 복을 빌었다. 불국사에서는 ‘극락전 복돼지’라는 공식 이름을 지어주고 기념 100일 법회를 성대하게 열었으며, 현판 뒤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복돼지를 누구나 쉽게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극락전 앞에 자그마한 복돼지상까지 만들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불국사를 찾는 내외국인은 복돼지상을 만지고 사진 찍으며 행운을 빈다. 복돼지상이 있는 불국사는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 유적이다. 청운교, 백운교를 지나 다보탑과 석가탑이 자리 잡은 대웅전 앞마당에는 늘 사람이 많다. 불국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신라역사과학관은 이름처럼 신라를 대표하는 유물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보여주는 곳이다. 경주 시내의 대릉원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는 밤이면 조명이 아름답다.
■행운의‘돼지 섬’으로 떠나는 새해 첫 여행, 창원 돝섬과 저도
2019년은 ‘부’와 ‘행운’을 상징하는 돼지해다. 경남 창원에 가면 돼지와 관련된 여행지 두 곳이 있다. 돝섬과 저도가 그곳이다.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10여 분 들어가는 돝섬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황금 돼지와 관련된 전설이 내려온다. 입구부터 황금 돼지상이 여행자를 반갑게 맞는다. 섬에는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된 조각품과 웅장한 고목이 어우러진다. 저도는 바다를 보며 건너는 스카이워크로 인기를 끄는 섬으로, 해안을 따라 걷기 좋은 비치로드가 매력적이다. 등산의 즐거움과 탁 트인 바다 풍광을 만끽할 수 있어,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저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스터 션샤인’ ‘김수로’ ‘짝패’ 등 인기 드라마를 촬영한 해양드라마세트장도 들러보자. 옛 마산의 영화를 엿볼 수 있는 창동예술촌과 조각가 문신의 작품이 전시된 창원시립문신미술관은 창원의 예술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장소다. 마산어시장의 싱싱한 수산물을 보며 에너지를 얻고, 마산아구찜거리에서 말린 아귀로 만든 쫄깃한 찜 요리에 도전해보자. 건강한 새해가 열리는 기분이 든다.
■미끄럼 타는 흑돼지 보고 동백축제도 즐기는, 제주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은 ‘제주 속 작은 제주’라 할 만큼 제주다운 것을 한데 모은 향토 공원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미끄럼 타는 새끼 돼지를 볼 수 있는 ‘흑돼지야 놀자’다. 흑돼지 20여 마리가 미끄럼틀에 아장아장 올라가 신나게 내려오는 모습이 귀여워 엄마 미소가 절로 흐른다. 처음엔 아이들이나 좋아하겠거니 심드렁하던 어른도 까맣고 통통한 몸매를 뽐내며 종종걸음 치는 새끼 돼지를 보는 순간, 그 매력에 푹 빠진다.
붉은 동백꽃이 활짝 핀 산책로와 정원에서 인증 사진 찍기와 감귤 따기 체험도 필수 코스다. 제주에는 고기국수, 돔베고기, 몸국(모자반국) 등 돼지고기를 이용한 향토 음식이 여럿이다. 표선면 가시리에 가면 제주 전통 순대를 넣은 순댓국을 맛볼 수 있다. 육수는 걸쭉하고 검붉은 색을 띠며, 선지에 메밀가루와 밀가루, 쌀을 넣어 만든 순대는 쫀득하고 찰기 있다. 선지로 착각할 만큼 색도 짙다. 새해 첫 여행인 만큼 일정에 성산일출봉을 넣어보자.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휘닉스아일랜드 글라스하우스 2층 레스토랑, 한국 전통과 어우러진 본태박물관, 오설록티뮤지엄도 추천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