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에릭슨, 美 화웨이 제재에도 고전
2019.01.01 17:11
수정 : 2019.01.01 19:41기사원문
북유럽의 통신장비 강호 노키아와 에릭슨이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보안을 이유로 한 화웨이에 대한 미국 주도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이 별다른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여전히 고전하는 노키아·에릭슨
미국은 중 인민해방군 기술장교 출신인 런정페이 회장이 설립한 화웨이가 사실상 중국 당국이 좌우하는 업체라면서 필요할 경우 정부가 화웨이에 자사 통신장비를 활용한 스파이 활동을 지시하거나 통신 네트워크 마비를 지시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화웨이 사용을 금지했다.
리서치업체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2018년 3·4분기까지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28%, 노키아가 17%, 에릭슨이 13.4%로 화웨이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27.1%에서 0.9%포인트 늘었다. 노키아와 에릭슨은 같은기간 시장점유율 증가폭이 각각 0.2%포인트에 그쳤다.
■화웨이보다 뒤처진 기술력
노키아와 에릭슨이 외부지원에도 불구하고 힘을 못쓰는 이유는 다양하다. 유럽 이동통신 업체들은 이들이 화웨이와 같은 기술성능의 장비를 아직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영국 주요 이통사는 노키아와 에릭슨은 화웨이가 장비를 내놓은 뒤 1년 정도 지나야 동급의 기술이 적용된 장비를 출시할 능력을 갖춘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2019년 화웨이 금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영국 정부 당국에 화웨이 장비가 금지되면 영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출범은 계획보다 9개월까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노키아와 에릭슨이 화웨이에 비해 기술이 뒤처진다는 것을 뜻한다.
장비 교체에 따른 부작용도 걸림돌이다. 이미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 유럽 이동통신 업체들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술인력들이 바뀐 장비를 익히는데 시간이 걸리는 등 온갖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며 마뜩찮아 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유럽연합(EU)과 맺은 합의에서 유럽 업체에 중국 통신장비 시장의 30%를 할당하기로 약속했다. 노키아와 에릭슨은 막대한 중국 시장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사이로 화웨이 제재 불똥이 자신들에 튈 가능성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노키아는 2017년 전체 통신장비 매출 235억달러 가운데 약 12%를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시장에서 거둬들였고, 에릭슨은 223억달러 매출의 7%를 중국에서 올렸다. 중국은 주요 판매시장일 뿐만 아니라 주요 생산거점이기도 하다. 노키아와 에릭슨 모두 중국에 통신장비 제조 시설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