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서울도서관장, "공공도서관, 고령자 삶의 질 책임져야"

      2019.01.22 08:48   수정 : 2019.01.22 08:48기사원문
"공공도서관 정책의 전환이 시민의 삶을 바꿀 것입니다". 최근 서울시 도서관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자층 에서 도서관 이용률이 68%로 가장 높았다. 평생교육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의미있는 수치다. 공공도서관이 증가하는 고령자들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의 대변신이다. 다만 이에 부응하는 서비스는 아직 미흡하다.


서울시 대표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을 책임지고 있는 이정수 관장( 사진)도 이에 대한 고민이 깊다. 지난 21일 만난 그는 이런 현실을 바꿔보고자 올해부터 '지식문화도시, 서울' 2차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해 지식문화도시, 서울을 위한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관장은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서울시민의 도서관과 독서에 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실태조사 3종 세트'인 서울시민의 도서관 이용실태 조사, 서울시민 독서문화 실태조사, 장노년층 공공도서관 이용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같은 배경이다.

이 관장은 "이번 조사결과에서 20대와 60대 이상의 도서관 이용 특징을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대는 타 연령층에 비해 도서관을 가장 많이 알고 이용경험도 많았다.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도 42.5%가 세 시간 이상이며 정보요구도 62.3%로 가장 높았으나 도서관을 꾸준히 이용하는 비율은 41.8%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도서관 서비스가 20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게 이 관장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60대 이상 고령자는 타 연령층에 비해 대부분 조사항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았으나 공공도서관 주이용은 67.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도 가장 높았다.

이 관장은 "고령자들은 공공도서관을 잘 알지 못하지만 은퇴 이후에 공공도서관을 찾고 있다"며, "증가하는 60대 이상의 삶의 문제해결의 장,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공공도서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점차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도서관 현장도 고령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장노년층의 도서관 이용 특징을 대략적으로 파악했으나, 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관장은 "올해 책을 한권 이상 읽은 장노년층은 59.6%, 50대 73.3%, 60대 81.5%로 평균 이상이며 70대 이후 독서율은 급격히 낮았다"며 "이는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독서장애 요인으로 '눈이 안보여서'가 많아지는 것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결론적으로 공공도서관을 잘 알고 있는 20대는 도서관이 그들의 이용 요구를 반영하지 못해 도서관을 꾸준히 이용하지 않는 반면 도서관을 잘 알지 못하는 고령자층은 공공도서관을 꾸준히 찾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 관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지금까지 공공도서관 이용이 아이와 부모세대에 편중돼 있다는 통념을 일깨운 것"이라며 "앞으로는 사회적 환경, 개인욕구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등을 제공해 시민 모두가 도서관을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내 삶을 바꾸는 '지식문화도시, 서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정수 관장은 서울시대표도서관 건립추진자문위원회 위원을 거쳐,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숙명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겸임교수, 서대문구립도서관 관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7년 부터 서울도서관장을 맡고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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