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 가수들은 쌍둥이?"…여가부 성평등 방송제작 지침 논란

      2019.02.16 17:18   수정 : 2019.02.16 17:42기사원문
최근 여성가족부가 성평등한 방송 환경 조성 목적으로 제작·배포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항목은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이 심각하다며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권고한 내용이다. 외모의 기준 자체가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데도 '외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사실상의 방송 검열 아니냐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16일 여가부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 13일 각 방송국 및 프로그램 제작사에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배포했다. 지난 2017년 방송사와 제작진이 실제 방송제작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5개 영역으로 나눠 제작·배포했던 안내서를 개정·보완한 것이다.
여가부는 과도한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점검표를 제시하기 위해 안내서를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여가부는 '획일적인 외모 기준을 제시하는 연출 및 표현' 항목을 통해 방송에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여가부는 "음악방송 출연가수들은 모두 쌍둥이?"라며 음악방송을 사례로 들었다.

여가부는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획일성은 심각하다"며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아이돌 그룹으로, 음악적 다양성 뿐만 아니라 출연자들의 외모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의 외모는 마른 몸매, 하얀 피부, 비슷한 헤어스타일, 몸매가 드러나는 복장과 비슷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면서 "외모의 획일성은 남녀 모두 같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모의 경우 개개인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큰 영역이라는 점에서 해당 항목을 두고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여가부가 언급한 '외모획일성' 기준이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또 여가부는 가수들의 음악적 다양성도 획일적이라고 판단했다.

여가부가 방송 제작에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시청권과 선택권을 규제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한 누리꾼은 "사회주의도 아닌데 정부가 방송 제작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개입하나"라며 "실효성도 없는 '탁상공론'식 규제로 국민세금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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