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망자 50명, 인종-종교 갈등 드러내
2019.03.17 15:51
수정 : 2019.03.17 15:51기사원문
■사망자 50명으로 늘어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부시 뉴질랜드 경찰국장은 17일 발표에서 이틀 전 사건의 사망자를 추가로 발견했다며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2건의 연속 총격으로 모두 50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이후 동남부 도시인 더니든의 태런트 거주지를 수색해 급조폭발장치(IEDs) 2개를 찾아 해체했다. 이번 사건에 소총과 산탄총 등 5자루의 총을 사용한 태런트는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였다. 이에 아던 총리는 16일 발표에서 앞으로 총기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종·종교 갈등 증폭
이번 사건에서 인명피해 규모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범행 동기였다. 그는 성명에서 이민자들, 특히 이슬람 신자(무슬림)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이들이 백인들의 땅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런트는 자신의 범행이 테러가 아닌 점령군에 대한 게릴라 활동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 체육관에서 개인 트레이너로 일했던 그는 아버지를 여읜 다음해인 2011년부터 북한을 포함한 해외 각지를 여행했고 이후 돌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무슬림을 노린 계획범죄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16일 아던 총리 등 주요 뉴질랜드 정부 관계자의 트위터 계정에는 이슬람국가(IS)의 깃발과 총이 함께 찍힌 사진과 "복수가 오고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실제 IS가 보복을 준비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같은날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비잔틴제국 시절 성당으로 건설된 뒤 오스만제국 점령기에 모스크로 개조됐던 성소피아 박물관을 다시 모스크로 바꾸자는 시위가 열렸다. 성소피아 박물관은 터키 공화국 건국과 함께 박물관으로 바뀌었으나 강경 이슬람 정파들은 이를 다시 모스크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태런트는 성명에서 해당 건물을 언급하고 모스크 시절에 건설된 첨탑을 없애 기독교 성전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태런트를 옹호하는 주장도 나왔다. 프레이저 애닝 호주 연방 상원의원은 호주 멜버른 인근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서 태런트 사건을 언급하고 무슬림 이민자들과 이들을 수용하는 이민 정책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에서 인터뷰 도중 10대 뉴질랜드 소년이 그의 얼굴에 날계란을 던지자 격분해 소년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뒤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 모두가 방송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백인 우월주의와 관련 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나는 이게 아주 , 아주 심각한 문제를 가진 소수의 사람이 벌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아직 그것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