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민낯'..국방홍보원, 추가 갑질 의혹 제기
2019.03.21 10:44
수정 : 2019.03.21 12:06기사원문
■ 제작은 프리랜서가, 상은 공무원이 수상
21일 프리랜서 A씨에 따르면, 홍보원은 2017년 11월 A씨에게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플러그 인 DMZ' 제작을 맡겼다. 이 다큐는 해당 연도에 '케이블방송대상'과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는데, 수상자 명단에는 A씨 대신 홍보원 소속 공무원 PD의 이름이 올랐다는 것이다.
이른바 홍보원측이 갑질 수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심지어 홍보원은 제작에 참여한 프리랜서 스태프들에 수상을 알리지 않아, A씨는 한참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보원측은 "여러 명의 스태프가 제작에 참여하기 때문에 대표자 이름을 상패에 넣었고, 스태프들의 명단을 넣은 상패는 별도 제작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작비 단가 후려치기 주장도
더욱 황당한 것은 홍보원측의 '제작비 후려치기'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A씨는 당시 홍보원측이 "제작비는 당장 지급하기 어렵고, 파일럿 3편의 촬영이 마무리되는 (2017년) 12월 중에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결국 A씨는 우선 자신의 사비로 제작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다큐 제작이 한창이던 지난해 1월 홍보원은 A씨가 제작한 3편의 파일럿 영상으로 국립수목원과 프로그램 공동제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A씨가 완성작을 납품하면서 제작비를 요구하자 홍보원측은 "제작비는 국방홍보원과 국립수목원이 절반씩 대기로 했다"는 답을 받았다.
결국 A씨는 3편에 대한 제작비로 홍보원과 국립수목원으로부터 각각 250만원(부가세 포함)씩 모두 500만원을 수령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해당 액수는 터무니 없이 낮은 단가라는 게 관련 업계의 반응이다. 한 사설영상업체 관계자는 "4K 시네마 방식의 다큐를 500만원으로 제작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업계에서는 1편당 제작비가 약 1500만원 정도로 책정된다"고 주장했다.
■급여지급도 들쭉날쭉..산재보상도 '사각지대'
프리랜서들에 대한 급여 지급일도 들쭉날쭉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복수의 프리랜서들에 따르면, 지난해 국방부 감사 이후인 7월, 일괄적으로 위탁업무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방송 후 익월 15일 이내에 지급할 것'을 명시했지만 이후에도 급여일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출장비 지급일 역시 명확한 기준이 없었고, 지급이 지체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프리랜서는 지난 1월 출장비가 두 달이 지난 시점인 최근에서야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홍보원측은 "프리랜서 보수는 각 프로그램 별로 방송이나 녹화 날짜가 달라서 차이가 있다"며 "출장비 지급 시기는 출장 서류 확인 작업 등에 따라 상이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노무사는 "프리랜서 스태프의 경우 외형상은 민법상 계약관계라 이행이 지체될 수 있지만, 홍보원 프리랜서는 계약의 실질이 사용종속관계로 보여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상 적용이 강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노무사는 이어 "사용자가 공공기관인 만큼 도의적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군 매체 특성상 전방지역을 비롯해 위험한 현장을 가는 경우가 빈번하고 차량은 물론 함정과 헬기를 타기도 하지만,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사고가 나도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홍보원측은 "프리랜서는 4대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향후 조직 안정과 직업성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