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서 연기 나더니"···강풍 화마에 놀란 인제 주민
2019.04.04 21:21
수정 : 2019.04.04 21:36기사원문
오후 8시 기준 산림 10㏊소실···진화율 50%
(인제=뉴스1) 김경석 기자 = "산꼭대기에서 연기가 나더니 삽시간에 집 근처까지 불이 확산됐어."
4일 오후 2시46분쯤 강원 인제군 남면 남전약수터 부근 야산 정상 부근에서 발생한 불은 초속 6~7m의 강한 동풍을 타고 인제읍 방향으로 번졌다.
이에 군은 불길이 민가까지 번지자 인근 지역에 문자와 방송을 보내 47가구 95명을 부평초등학교로 대피시켰다.
남전1리 마을주민인 유모씨(72)는 야산 정상에서 연기를 목격한 후 삽시간에 자신의 집 근처까지 확산되자 도로변으로 나와 발만 동동 굴렀다.
유씨는 "오후 2시30분쯤 나무 타는 냄새가 나 집밖에 나와보니 산꼭대기에서 연기가 났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서 대피방송과 대피하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 14마리가 있는데 나만 도망칠 수 없어서 이렇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한 의용소방대원은 "진화를 위해 야산으로 진입했는데 마치 도깨비불 날아가듯 불이 바람을 타고 확산됐다"며 "무엇보다 강풍 탓에 연기가 발생해 시야가 흐려져 발을 헛딛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방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산림청 헬기를 포함한 헬기 11대와 산불진화차 11대, 543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했다.
현재 오후 8시 기준 남면 남전약수터 부근 산림10㏊가 소실됐으며 진화율은 50%다.
또 컨테이너 4개 동과 비닐하우스 1개 동이 불에 타는 등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정상 부근의 불이 잡히지 않았다. 현재 최소 인력으로 산불 저지선을 구축하고 다음날 오전 7시부터 진화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