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비트코인 ATM기가 있다?

      2019.04.19 15:20   수정 : 2019.04.19 17:45기사원문

“시중에 쏟아지고 있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소식들이 모두 사실일까? 시중의 주목을 끄는 뉴스 중에는 “정말일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뉴스도 많다. 블록포스트는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할 중요한 이슈들을 가려 팩트를 체크해본다.”


길을 걷다 만나는 자동입출금기기(ATM)에서 비트코인을 사고 판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비트코인을 곧바로 주요 나라의 법정화폐로 바꿀 수 있다면 번거로운 환전 과정없이도 어디서든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할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암호화폐 ATM 기기’가 현재 전세계 4600여개 가까이 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바로 여기, 한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코인의 기술회사인 블록체인OS는 약 한달 전, 보스코인의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한 긴급모금을 진행했다. 이들은 보스코인 재단과의 분쟁을 이유로 들며 투자자에게 ‘모금’ 보단 ‘대여’의 의미로 해석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자를 더해 투자금을 상환해주겠다 다짐했던 블록체인 OS, 그리고 지난 17일 첫번째 자금 상환일이 다가왔다.


■서울 금천구에 한국 유일 암호화폐ATM 기기가 있다?



암호화폐 자동입출금기(ATM)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인ATM 레이더(Coin ATM Radar)’에 따르면 현재 한국엔 단 한대의 암호화폐ATM 기기가 있다.


해당 사이트는 한창 한국에 암호화폐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초, 국내 유일의 암호화폐ATM 기기가 설치된 곳으로 서울 명동을 가리켰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다는 이점 덕분에 이들이 여행을 마치고 자국으로 돌아가기 전, 남은 원화를 암호화폐로 손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명동은 암호화폐ATM 기기 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역에서 빠져 있다.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는 19일 직접 코인ATM 레이더에 표시된 국내 단 하나밖에 없는 암호화폐ATM 기기를 찾아가봤다. 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ATM 기기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해 있다. 자세한 설명을 보니 해당 ATM기기는 중국 암호화폐거래소 도비트레이드에서 만든 ‘도비(DOBI) ATM’기기로 따로 고객 서비스를 위한 연락처는 나와있지 않았다. 이외에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시 등 총 8개 암호화폐를 지원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사이트에 적혀있는 주소를 찾았지만 건물 안엔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ATM 기기밖에 보이지 않았다. 해당 기기는 평범한 국내은행ATM 기기였다. 혹시 몰라 바로 옆에 위치한 편의점에 문의하니 이미 해당 은행은 5년 전 철수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총 15층 건물에 100여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해 있는 건물이다보니 특정 층에 암호화폐ATM 기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건물 관리인과 건물에 입주해있는 부동산, 여행사 등에 문의해봤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암호화폐ATM 기기를 본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해당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한 회사원 역시 “그런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대답했다.



당황한 기자가 모바일에서 현재 위치를 켜고 몇번이나 다시 검색해봐도, 반경 0.2km 이내엔 해당 암호화폐ATM 기기가 있다고 나왔으나 실제로는 찾을 수 없었다. 서울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곳은 일본의 후쿠오카였다. 한국과 달리 서비스를 문의할 수 있는 연락처와 거래 수수료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실제 암호화폐 거래를 원하는 고객이 좀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기자가 도비트레이드의 고객서비스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으나 아직까지 답은 없는 상태다.


■블록체인 OS, 다가온 상환일자…긴급모금 참여했던 투자자는 자금 상환받았나



지난 17일은 보스코인의 한국 기술회사인 블록체인OS가 투자자로부터 긴급모금을 진행한 것에 대한 첫 번째 상환일이었다. 즉, 투자자로부터 프로젝트 운영자금을 빌린 블록체인OS가 해당 자금을 다시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시작일이었던 것이다. 블록체인OS는 현재 스위스에 있는 보스코인 재단과 프로젝트 경영 및 기술 소유권을 둘러싸고 분쟁 중이다.


이에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는 지난 18일 블록체인OS에 투자자 자금상환 여부를 문의했다. 블록체인 OS측은 “재단과 갈등이 신속히 마무리되면 4월 17일부터 상환해줄 수 있다는 의미였다”며 “총 2달 간 대여기간이기 때문에 상환 시점은 다음달 17일부터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가 처음 공지된 내용대로라면 채권자(투자자)는 원하는 시점에 상환 가능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블록체인 OS측은 “잘못 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말 기자가 잘못 본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보스코인 홈페이지를 찾았다. 블록체인OS가 올린 자금모금 연장 공지글의 ‘상환 관련’ 부분에 따르면 블록체인OS의 자금 대여기간은 ‘최소 3주~최대 8주’다. 옵션으로 각각 블록체인OS는 원하는 시점에 상환 가능하고, 투자자는 상환받을 암호화폐를 선택할 수 있다.




공지가 등록된 시일은 지난달 20일으로 현재 블록체인OS가 처음 공지한 최소 3주의 대여기간은 이미 지난 상태다. ‘상환 예시 금액’으로 첨부된 표 역시 일자별 상환금액의 시작 시점을 4월 17일로 명시하고 있다.


만약 투자자가 블록체인OS 측에 10비트코인(약 6000만원)을 빌려줬으면, 17일 10.383비트코인(약 6200만원)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율은 점점 올라 만기상환일인 5월 17일이 되면 블록체인OS는 약 11비트코인(약 6600만원)을 투자자에게 상환해야 한다.


물론 블록체인OS측의 주장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단 측과 갈등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언제인지, 또 그 기준은 무엇인지 막연하다는게 문제다. 지난해 11월 보스코인은 메인넷 ‘세박’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지만 실상 내부적으론 블록체인OS(기술회사)와 보스코인 재단 간 갈등이 절정에 치닫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투자자다. 보스코인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모금상환 여부와 계획 속에 방치돼 있다.

보스코인 프로젝트의 공식 커뮤니티 채팅방을 보면 이들의 불안한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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