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세탁 가능한 트랜지스터 전자섬유 개발
파이낸셜뉴스
2019.04.23 12:00
수정 : 2019.04.23 12:00기사원문

국내 연구진이 1000회 이상 구부리고 세탁해도 성능이 그대로인 전극을 꼬아 옷감을 만들 수 있는 섬유형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임정아 박사팀은 섬유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 형태를 가지면서 향후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에 응용 가능한 섬유형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섬유는 유연하고 편안하기 때문에 사람이 하루 종일 입고 다녀도 피로감을 덜 느껴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이상적인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의 기술수준은 옷감 위에 기존 센서 등의 딱딱한 전자소자 자체를 단순히 붙이거나, 전도성 섬유를 이용하여 소자들 사이를 연결하는 형태에 머물러 있어 섬유의 편안함을 기대할 수 없는 단계였다. 기존에 개발된 실 형태의 트랜지스터는 한 가닥의 전도성 실 위에 평면 구조의 트랜지스터를 증착해 제작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전극은 구동하기 위해 높은 전압이 필요하고, 얻을 수 있는 전류 값이 낮아 LED와 같은 디스플레이 소자를 구동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세탁을 위한 보호막을 트랜지스터 위에 형성하거나, 직물에 직조했을 때 다른 전자 소자들과의 접촉을 통한 전자 회로를 만들기 어려웠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트랜지스터는 전극을 꼬아 연결한 구조를 갖는다. 연구진은 이 구조를 통해 실의 길이와 반도체의 두께를 조절하여 낮은 전압(-1.3V 이하)에서 기존에 개발된 트랜지스터에 비해 1000배 이상의 전류를 얻을 수 있다.
KIST 임정아 박사팀은 실험을 통해 1000번 이상 구부리거나, 원통형의 물체 등에 트랜지스터를 감아 약 7mm 까지 접은 후에도 성능이 80% 이상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세제를 넣은 물에 세탁한 후에도 성능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트랜지스터를 옷감의 섬유에 삽입해 LED를 성공적으로 구동시킬 수 있었으며, 심전도 신호를 증폭해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KIST 임정아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전자섬유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낮은 전류, 높은 구동전압, 세탁 내구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자 구조를 제시한 것으로,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나 인체신호 모니터링 기능을 가진 스마트 의류 등 한층 똑똑해진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이번 연구가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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