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 바꾼 현대중공업.. 본사 서울 이전
2019.05.07 13:31
수정 : 2019.05.07 13:41기사원문
【울산=최수상 기자】 대우해양조선을 인수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는 현대중공업의 서울 이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룹 조선사업의 투자와 엔지니어링 등을 담당하는 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본사를 서울에 두는 것일 뿐 현대중공업의 본사 이전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 송 시장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본사"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인한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 변화를 볼 때 기존 현대중공업의 존속 법인은 앞으로 투자와 연구개발, 경영지원을 담당하는 ‘한국조선해양’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7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 본사 존속을 촉구하는 이같은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울산시는 현대중공업 본사 이전과 괂련해 본사를 서울로 옮기고 대신 기존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은 법인을 새로 만들어 생산부문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송 시장은 “울산에서 창업했고 지역과 함께 해온 현대중공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때"라며, "특히 조선업황 회복 이후 재도약을 위해 추진중인 스마트선박, 친환경선박 관련 1000억 원의 울산조선해양산업 고도화 전략 이행에도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지주사는 서울서 컨트롤타워 역할"
한국조선해양의 본사가 기존 서울 계양동 사옥에 입주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그리고 기업결합 승인 후 대우조선해양까지 자회사로 두는 중간지주회사이자 그룹 조선사업의 투자와 엔지니어링 등을 담당하게 된다.
울산시의 담화가 발표되자 현대중공업은 곧바로 반박 입장을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서울에 본사를 두는 것이 R&D 인력 유치뿐 아니라 조선 계열사들의 전문성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데 효율적”이라며, “한국조선해양에 소속되는 인력은 현재 현대중공업 전체 인력 1만5000여명 중 500여명 수준이며, 그중 울산에서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인원은 100여명 정도에 불과해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도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물적분할과 대우조선해양 기업 결합은 현대중공업의 재도약을 위한 것"이며 "성공적인 결합으로 기술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지면 더 많은 일감을 확보하고 고용인력도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 예견된 사태.. 오는 31일 임시주총에서 결정
사실상 현대중공업의 본사 이전은 예전부터 감지됐다. 앞서 2016년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이어 2017년 현대로보틱스는 대구로, 2018년에는 현대건설기계가 서울로 옮겼다. 같은 해 4차 산업혁명시대 조선·해운 산업의 핵심 기술로 평가되는 스마트선박 기술을 연구, 개발할 통합 R&D센터도 경기 성남시에 설립을 확정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 후 올해 2월 울산시로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송철호 시장이 현대중공업 최고위층과 수차례 만나 본사 이전을 만류해왔다. 이날 담화문 발표는 그동안의 협의가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한편 이 같은 내용 등의 물적 분할을 다룰 현대중공업의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31일 열린다. 현대중 노조가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