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처럼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 핵심기술 개발
파이낸셜뉴스
2019.05.23 01:59
수정 : 2019.05.23 01:59기사원문
1만 배 커진 2차원‘화이트 그래핀’합성 성공
IBS 연구진, 크기 100㎠ 2차원 단결정 질화붕소 제작…네이처誌 게재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팀은 중국, 스위스 연구진과 함께 신문처럼 돌돌 말리는 저전력.고성능 롤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수㎟ 크기로 제조하는 것이 한계였던 단결정* 2차원 화이트 그래핀*을 최대 100㎠의 대면적으로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반도체 제작 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크기다.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딱딱한 실리콘 대신 얇고 신축성 있는 2차원 재료(원자 1-2개 층 두께)가 필요하며, 단결정을 사용할 경우 기기의 성능 또한 대폭 높아진다.
아직까지 그래핀 외에는 2차원 단결정 소재를 상용화할 수 있는 크기의 대면적으로 제작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합성하고자 하는 소재보다 표면 대칭성*이 낮은 기판을 사용하면 다양한 2차원 단결정 소재를 대면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합성공식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원리에 착안하여, 표면 대칭성이 낮은 구리 기판을 사용해 부도체인 2차원 단결정 화이트 그래핀을 가로・세로 10㎝의 대면적으로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도체인 그래핀* 만으로는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반도체를 구현하지는 못하는데, 도체인 그래핀과 부도체인 화이트 그래핀을 층층이 쌓으면 별도의 공정 없이도 수 원자층 두께의 얇고 신축성 있는 고성능.저전력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연구로 대면적 제작 기술의 한계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웠던 우수한 2차원 소재를 산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화이트 그래핀은 열에 강하고 방사능도 막을 수 있어 전자기기는 물론 비행기, 우주선과 같은 가볍고 열·화학적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펑딩 IBS 그룹리더는 “2차원 소재는 그 자체로도 우수하지만, 여러 소재를 층층이 쌓아 함께 사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낸 다”며 “실리콘 이후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문을 연 것으로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물성을 전자기기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 단결정(Monolayer) : 원자의 배열과 배향이 규칙적인 소재로 열.전기 전도도가 우수하여, 전자기기에 적용하면 적은 전력으로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 2차원 화이트 그래핀(h-BN) : 붕소(B)와 질소(N)가 삼각형 형태로 놓인 원자 1-2개 층 두께의 2차원 물질. 그래핀과 달리 절연 특성(2차원 부도체로 응용 가능).
* 대칭성(symmetry) : 360〫 회전시켰을 때 같은 모양이 나오는 횟수. 육각형 구조인 그래핀은 60〫 회전할 때 마다 같은 모양이 나오는 6축 대칭, 삼각형 구조인 h-BN은 120〫 마다 같은 모양이 나오는 3축 대칭 물질이다.
*도체인 그래핀: 전자의 이동 속도가 실리콘 보다 100배 이상 빠르고, 두께도 없는 꿈의 신소재.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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