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눈물의 조문행렬…여야 "민주주의 유지 받들겠다"(종합)
2019.06.11 12:31
수정 : 2019.06.11 13:07기사원문
문희상 국회의장 비롯 여야 각당 대표 일제히 조문
文의장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이균진 기자 =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이희호 여사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배웅의 길에 여야 정치권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 여사의 빈소는 깊은 슬픔 속에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로 분주했다. 11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공식 조문에 앞서 동교동계 등 정치권 인사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빈소에 모여 장례절차를 논의했다.
조문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시각은 오후 2시로 정해졌지만, 이른 오전부터 황급히 모여든 동교동계 인사들과 취재진들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는 북적였다.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세력이었던 '동교동계'의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과 DJ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이 이날 오전 8시 50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양수·김희철·김방림 전 의원, 민주당 김한정 의원 등도 뒤이어 빈소에 도착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남 김홍업 전 의원과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 등 유가족들은 오전 10시 30분 빈소에 도착, 조문객을 맞을 준비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조화도 속속 도착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도 이어 오전 10시35분 빈소에 들어섰다.
동교동계인 김방림 전 의원도 침통한 표정으로 일찍부터 빈소를 지켰다. 김 전 의원은 "여사님을 오래 모셨다"며 "어제부터 병원에 있었다"고 했다.
정당에서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오전 10시 28분 가장 먼저 빈소에 도착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빠른 걸음으로 빈소로 들어갔다. 오전 11시20분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단체로 빈소를 찾았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과 정동영 대표 등도 서둘러 빈소로 향했다.
11시30분부터 유가족 조문이 시작됐고, 문희상 국회의장부터 도착한 순서에 따라 조문했다. 당초 공식 조문은 오후 2시부터였지만 이른 시간부터 조문 행렬이 몰리며 시간이 11시30분으로 앞당겨졌다.
국회정상화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대치 중인 여야는 이날만큼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문희상 국회의장은 눈물을 글썽였다. 문 의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며 "엄혹한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극복하신 삶을 사신 그 생애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참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두분이 원하셨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완성은 우리들의 몫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다짐한다"고 유지를 받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나의 정치적 스승이었고 이희호 여사는 대통령님의 정치적 동지"라며 "'훌륭하게 살아오신 여사님을 우리가 본받겠다'는 말씀을 유가족께 드렸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와 함께 조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박지원 의원의 배웅을 받고 빈소에서 나와 "평생을 민주주의와 인권에 헌신하신 여사님의 소천에 저와 한국당은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 남기셨던 유지들을 저희들이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빈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기분"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운동정신도 이희호 여사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병문안을 다녀오기도 한 손 대표는 "여사님께서 편안하게 찬송가를 따라 부르시는 모습을 보이고 마지막 운명을 하시고 돌아가셨다"고 전하며 "그 분이 살아오신 길이 고난 속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장례일정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해 14일 오전 6시 발인형식 없이 운구절차에 들어간다. 이후 오전 7시 신촌 창천감리교회에서 장례예배가 거행된다. 1시간여의 예배 후에는 운구차와 유가족 차량이 동교동 사저를 거쳐 동작동 국립묘지로 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