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염태영, 요금 인상 등 버스정책 두고 '갈등 확산'

      2019.06.16 08:59   수정 : 2019.06.16 08:59기사원문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 버스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경기도와 수원시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5월 14일 버스파업을 하루 앞두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잇따라 만난 뒤 시내버스 요금은 200원, 직행좌석버스 요금은 400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대신 버스요금을 인상하라고 꾸준히 압박해 온 정부의 요구를 경기도가 수용한 것으로, 대신 정부는 경기도의 광역버스 업무를 국가사무로 이관해 오기로 결정했다.



경기도의 버스요금 인상 발표 이후 염 시장을 중심으로 31개 시·군의 시장군수들은 버스요금 인상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 경기도, 이르면 9월부터 버스요금 인상
경기도는 지난 5월 14일 시내버스 중 일반형 버스는 200원, 직행좌석형 버스(광역버스)는 400원 각각 인상하는 내용의 버스요금 인상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주민공청회, 버스정책위원회 심의, 도의회 의견 청취,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쳐 요금 인상안을 확정한 뒤 버스 단말기 시스템 교체 작업을 거쳐 9월께 인상된 요금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의 버스요금 인상 결정은 2000억원 이상 추가 수입을 통해 버스업체 인력충원 문제와 노사 간 임금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경기도는 오는 17일 오후 3시 경기도교통연수원 소강당에서 '경기도 시내버스 요금조정 계획(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 수원시 등 기초단체, '경기도 요금인상에 부정적'
경기도의 버스요금 인상결정에 대해 가장 크게 반발하는 지자체는 수원시다.

수원시는 지난 10일 버스 이용 시민 602명을 대상으로 한 버스 관련 설문조사를 발표하고, 응답자의 37.05%가 버스 요금 인상 계획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염 시장은 특히 수원시가 지난 11일 시민 등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진행한 버스 대토론회에 국토부와 경기도가 참여하지 않은 것을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염 시장은 "국토부와 경기도가 대토론회에 참여하지 않고 토론을 회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자세"라며 "버스정책은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 문제인데, 경기도가 그동안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 같아 아쉽다. 시·군 의견을 청취해 도와 시·군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는 국토부와 경기도가 버스문제 대책을 31개 시·군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특별대책기구'를 구성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경기도의 버스 정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시는 경기도 요금인상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52시간제 도입 등 변화하는 버스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자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 버스요금 인상, 수도권통합요금제도 영향
버스요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경기도 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인천시 등 수도권 전체로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등이 수도권 통합요금제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금 배분 문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당초 경기도는 요금 인상 발표와 더불어 수도권 환승 체계에 따라 인상분의 20%가 서울시로 이전되는 문제와 관련해 이전되는 금액을 경기도에 반환키로 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 코레일 등 4개 기관은 지난 5 31일 열린 요금 인상과 관련한 협의에서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경기도는 요금 인상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수익금을 분배하기 위한 정산 규칙을 수정하자고 제안 했지만, 다른 기관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경기도는 200원을 인상하면 40~50원은 서울·인천·코레일에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실정으로, 추가된 요금만큼은 경기도가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4개 기관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정산 규칙 변경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경기도의 독자적인 요금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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