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과징금 대체해달라' 사전통지 받은 즉시 의견내야
2019.06.30 18:39
수정 : 2019.06.30 18:39기사원문
이번 사건처럼 기업들이 간과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부분에서 행정규제를 위반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조업정지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행정 처분에 따른 영업정지 등은 기업의 신뢰도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정처분 前 단계서 의견 개진
6월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절차법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내리기에 앞서 미리 처분의 제목,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내용, 의견제출기한 등을 통지하도록 규정한다.
행정절차법은 행정처분의 절차를 규정하는 일반법이므로, 행정처분 근거가 되는 특정 법령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당사자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줘야 한다.
앞서 2016년 대법원은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해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즉, 절차적인 위법이 있으면 행정처분 자체가 위법해 취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미연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사전통지를 받은 당사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의견제출 기한까지 의견제출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의견이 없는 것으로 보게 되므로, 기한에 맞춰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후에도 영업을 계속해야 할 영업자의 입장에서는 소송을 제기해 행정청과 대립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만큼 의견제출 단계에서 최대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유리한 처분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 처분사유 및 정도에 대한 주장과 근거를 제시하는데,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규정이 있는 경우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해달라는 의견 개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심판 등 집행정지는 별도 신청
행정처분이 이미 내려진 경우라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행정심판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이상 반드시 거치지 않아도 되는 선택사항이지만 심리기간이 소송보다 짧다는 장점이 있다.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에 대해서는 청구인인 국민이나 기업만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행정청은 불복할 수 없어, 유리한 결과를 얻은 경우에는 신속하게 확정되는 효과가 있다.
행정소송은 당사자가 행정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행정심판을 제기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90일을 기산한다. 행정청은 행정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때에도 직권으로 그 처분을 변경할 수 있고, 당초의 처분에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흠이 있는 경우 흠 있는 부분에 해당하는 처분만을 일부 취소하는 변경처분을 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제기 자체는 행정처분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않으므로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바로 행정처분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기한을 정한 영업정지 등에 불복할 경우에도 반드시 집행정지신청을 해놓고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절차를 진행해야 영업정지기간 도과로 소의 이익이 소멸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