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을지로4가 이전에 인근 상권도 '들썩'

      2019.07.10 05:59   수정 : 2019.07.10 08:00기사원문

“대우건설이 건설회사라 그런지 남성 직원들도 많고 술이랑 음식도 많이 먹어서 매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을지로의 한 식당 주인)


서울 중구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국도호텔 바로 옆에는 을지로 노포(老鋪·대를 잇는 오래된 음식점)들 중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산수갑산이 위치하고 있다. 을지로 인쇄소 골목을 오랜 기간 지켜온 노포로 모둠순대가 대표메뉴다.



최근 이 곳은 오전 11시 20분만 되도 점심 손님으로 사람들이 꽉 찬다. 지난 6월 대우건설이 을지로4가역 인근 써밋타워로 이전하면서 약 1500여명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입주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2·5호선 을지로4가역 인근에 대우건설이 입주하면서 주변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인들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반응이다.

■입주 기업 늘면서 유동인구 많아져
전체면적 14만6655㎡ 규모의 써밋타워는 초대형 프라임급 오피스로, 대우건설과 한호건설이 시행을 맡았고 대우건설이 시공했다. 지하 8층~지상 20층의 2개 동 규모다. 도심권(CBD) 오피스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타워 1개 동은 KT AMC가 매수해 대우건설이 책임 임대차를 진행한 후 신사옥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개 동은 BC카드가 매수한다. 대우건설은 서쪽 건물 전체와 동쪽 건물 5~7층을 10년간 빌렸다.

특히 오는 9월에는 BC카드와 KT계열사 임직원 1000여명이 추가로 입주한다. 입주인구가 늘면서 건물 주변에는 커피숍과 편의점 은행 등 편의시설이 늘고 있고, 방문객 등도 많아지면서 실제 유동인구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을지로의 한 식당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을지로 노포, 알려진 맛집 위주로 손님들이 몰리고 있는데 점점 사람들이 다양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대우건설이 오기 전에는 식당을 접어야하나라는 고민을 하는 곳이 많았는데 최근엔 그런 사람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사업 활기 띄면서 세운상가 재개발도 속도
청계천 주변 을지로는 600년 역사도심 서울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곳인 만큼 사업 추진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많다. 실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사업이 지역 상인들을 위한 정책이 아닌 민간 사업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사업이라며 전면개혁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써밋타워가 들어선 세운6-3-1, 2구역이 활기를 띄면서 나머지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서울시가 2014년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변경 계획을 발표한 뒤 가장 빠르게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지정 13년만에 주택 공급으로 주목받던 '힐스테이트 세운'이 들어서면 써밋타워와 세운상가, 청계천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이 일대의 분위기도 한 번 더 바뀔 것으로 보인다. 3구역 내 지하철 을지로3가역 인근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세운은 998가구 중 899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와 분양가 협의로 인해 후분양 논의 등이 나오고 있어 분양 일정이 다소 밀린 상황이다.

세운3구역은 1단계인 ‘힐스테이트 세운’에 이어 2·3단계 개발이 마무리되면 3구역에서만 총 3600여 가구의 아파트와 서비스드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가 공급될 예정이다.
대우건설도 올 하반기 600여 가구(6-3-4구역), 내년 중 700여 가구(세운6-3-3구역)를 분양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 을지면옥 등 노포 보존과 영세 공구상 이주 문제로 개발계획 재검토를 결정한 3-2, 3-6·8구역 역시 주변이 개발되면 얽힌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종로 청계천 을지로에 걸친 세운지구는 사대문 안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라며 “인근 상가 주인들 역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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