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욱일기 올림픽 경기장 반입 재고해야"

      2019.09.25 13:59   수정 : 2019.09.25 15:17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의 주요 언론사 가운데 하나인 도쿄신문이 내년 도쿄올림픽 경기장 내 '욱일기'(旭日旗) 반입 허용 방침에 대해 재고(再考)를 요청하는 내용의 사설을 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욱일기 반입이 당연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돠는 다른 입장이다.

도쿄신문은 25일자 사설을 통해 "이 깃발(욱일기)엔 역사적 경위가 있어 (경기장 반입시) 주변국으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면서 "대회 성공을 위해서라도 재고를 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욱일기는 흰색 바탕에 빨간색 원과 선으로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깃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전 제국주의 시절부터 육·해군 깃발로 쓴 전범기인데도 현재 육·해상자위대가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지난 1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낸 서한에서 욱일기의 내년 도쿄올림픽 경기장 반입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는 일본 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 깃발을 내거는 것 자체는 정치적 선전이 아니다"며 경기장 반입을 제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욱일기 문양은 일본 어선들이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올 때 풍어(豊漁)를 알리기 위해 내거는 다이료바타(大漁旗·풍어기)에 많이 쓰이고 있으며, 일본 아사히신문의 사기(社旗·회사 깃발)에도 이 문양이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욱일기는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처럼 법적으로 이용이 금지돼 있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문은 "다이료바타 등에 사용된 건 태양빛을 상징하는 일부 디자인에 불과하기 때문에 '(욱일기가) 민간에 널리 보급돼 있다'는 일본 정부의 설명엔 무리가 있다"면서 "욱일기가 옛 일본군의 깃발로 쓰였던 건 역사적 사실이고, 지금도 일본 내에선 군국주의·국가주의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 당시 일본 정부가 주중 대사관을 통해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경기장에 욱일기를 갖고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배포한 사실을 들어 "(욱일기 반입이) 해외 시합에선 안 되지만, 자국 개최 올림픽이면 문제없다는 일본 정부의 자세는 모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문은 "올림픽은 '인간 존엄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둔 평화로운 사회 추진'을 목표로 한다"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환경을 준비하는 것도 주최국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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