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살인 외 또다른 범죄 자백' 이춘재…청주 유사 사건은?
2019.10.02 16:32
수정 : 2019.10.02 18:49기사원문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박태성 기자,이윤희 기자 =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화성사건 외 또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했다.
특히 처제를 살해한 충북 청주에서도 2건의 범행을 더 저질렀다고 자백하면서 그가 밝힌 추가 범행이 어떤 사건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이춘재는 자신이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화성사건 외에도 5건의 추가 살인 범행과 30여차례 강간 범행 사실도 인정했다.
이춘재가 추가 시인한 5건의 살인 범행 가운데 3건은 화성 일원에서, 나머지 2건은 청주에서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 초반 청주에서는 화성사건과 유사한 살인사건과 성폭행사건이 다수 발생했었다.
1992년 6월24일 청주 흥덕구 복대동에서 가정주부 이모씨(당시 28)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씨는 하의가 벗겨진 채 전화기 줄에 목 졸려 숨졌다.
이곳은 이춘재가 처제를 살해했던 장소인 자신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400여m 떨어진 곳이다.
이춘재가 경기 화성에 거주했을 당시 거주지 인근에서 범행을 했던 것과 비슷한 사례다.
이 사건 두 달 전인 1992년 4월23일에는 당시 청원군 강내면의 한 공사현장에서는 암매장된 20대 여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여성은 40㎝ 깊이의 땅속에서 발견됐는데 스타킹으로 양손이 묶이고 알몸인 상태였다. 당시 이춘재의 직업은 굴삭기 기사였다.
앞서 1991년 7일 청주 남주동에서는 주부 김모씨(당시 29세)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도 마찬가지로 양손이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려 있었다.
이외에도 봉명동과 내덕동에서도 여성이 살해당하는 유사 범죄가 발생했었다.
이춘재는 1991년 청주의 한 건설업체에서 만난 부인과 결혼한 뒤 1993년 청주로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로 이사를 오기 전까지도 직장 때문에 1991년과 1993년 사이 화성과 청주를 자주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사건과 유사한 이들 사건 모두 범인이 검거됐는지, 미제사건으로 남았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당시에는 전산화가 돼 있지 않아 수기로 기록을 남겼고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은 대부분 폐기됐기 때문이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언급된 사건들의 진범이 잡혔는지 미제로 남았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화성사건 이후 전국에서 유사 범죄가 다수 발생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주흥덕경찰서와 청원경찰서 문서고에서 당시 유사 사건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 기록의 경우 대부분 폐기됐을 가능성이 높아 확인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성사건 5·7·9차 피해 여성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50대 남성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를 토대로 1994년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선고돼 부산교도소에서 25년째 수감 중인 이춘재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9차례 걸친 대면조사 끝에 이춘재에게 범행을 자백받았다. 또 4차 사건에서 수집된 유류품에서도 추가로 그의 DNA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