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미역국은 하루에 반 그릇만
2019.11.02 06:00
수정 : 2019.11.02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산후 조리 기간에 먹는 음식은 다양하다. 주로 닭, 돼지고기, 달걀, 버터, 상어, 가오리 등 단백질 위주의 육류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출산 후 해조류인 미역국을 먹는 전통이 있다.
상계백병원 산부인과 서용수 교수는 "미역국이 출산한 산모에게 좋은 음식임은 분명하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는 사람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출산 후 매일 먹는 미역국은 하루에 반 그릇 정도면 영양 공급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미역국이 산욕기에 좋은 음식인 이유는 미역이 요오드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요오드를 함유하고 있는 식품은 흔한 편이 아니다. 요오드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150 ug이지만, 임신부는 220 ug, 출산 후에는 290 ug로 증가한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주 재료로, 갑상선 호르몬이 태아와 신생아의 중추신경계와 뼈 발달에 중요하기 때문에 임신 기간과 출산 후 요오드 섭취 권장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신생아는 모유를 통해서만 요오드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요오드 섭취량이 더욱 증가돼야 한다.
미역은 요오드 이외에도 다른 영양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알긴산을 함유하고 있어 출산 후 산모에게 흔히 발생하는 변비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탄수화물 비율이 적은 저칼로리 식단에 좋으며, 산욕기에 꼭 필요한 철분과 칼슘도 풍부하다. 신체 저항력을 강화하고 신체 조직 재생과 철분 흡수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A, C도 많이 함유돼 있으며, 미역국과 함께 조리하는 소고기와 조개류 또한 철분과 아미노산이 들어있어 탁월한 식사라고 볼 수 있다.
서 교수는 "임신부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인 경우에 태아는 IQ 저하와 작은 키가 주요 증상인 '크레틴증'이라는 선천성 질환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며 "뇌 발달은 태아기부터 시작돼 출생 후에도 몇 년간 계속되고 이 시기에는 갑상선 호르몬 섭취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오드는 과다 섭취하면 문제가 되는 영양소다. 하루에 꼭 필요한 최소 권장량이 있지만 넘어가면 안 되는 최대 권장량도 있다.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면 울프-카이코프 효과에 의해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감소하게 된다. 이 효과는 실제로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갑상샘 중독발작의 치료에 요오드를 투여하는 원리로 이용된다. 실제로 세계 유명 학회지에 요오드가 과잉 섭취되면 갑상선염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한다는 여러 보고가 발표된 바 있다. 이에 갑상선 관련 학회에서는 하루 요오드 섭취량을 제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하루 섭취 권장량의 두 배 이상 섭취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이는 하루 500ug 이상 또는 1000ug을 기준으로 한다.
미역국 한 그릇에는 미역의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700ug 이상의 요오드가 들어있다. 게다가 평소 섭취하는 음식에도 요오드를 포함하는 것이 있는데, 생선 한 토막 당 평균 60ug, 큰 김 한 장 70ug, 우유 한 컵 60ug 등에도 들어있으며 거의 모든 종합 비타민제에도 150ug 정도 함유돼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