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떠난 故권용원 회장 "편히 잠드소서" 마지막 배웅
2019.11.08 17:33
수정 : 2019.11.08 17:35기사원문
"역대 협회장 가운데 자본시장에 대한 열정과 이해도가 가장 컸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자본시장업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평소 격의 없는 소통과 열정적으로 회장 직무에 임했던 그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는 남다르다. 권 회장은 8일 영면에 들었다.
권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1회 기술고시에 합격, 1986년부터 2000년까지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관료로 일했다.
2018년 1월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투표에서 68.1%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회장으로 선출됐다. 금투업계와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협회의 특성상 적합한 '융합형 최고경영자(CEO)'였다는 평가다. 권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소통하고 제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협의체를 마련하는 등 자본시장 혁신을 위해 힘썼다. 대표적인 성과가 23년 만의 '증권거래세 인하'다. 무엇보다 그는 거래세 인하가 일회성 사안으로 그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손익통산·손실이연 인정 등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금융소득 과세체계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금투협 직원들은 권 회장에 대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고, 말단 직원의 의견까지 경청한 CEO"라고 입을 모았다. 금투협의 한 직원은 "보고를 하면 늘 '잘했다'는 칭찬과 함께 등을 두드려주면서 격려해주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권 회장 취임 이후 금융투자업계에 산적한 현안들을 공론화하고,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왔기에 금투업계 입장에서도 빈자리가 크게 다가온다. 한 증권사 대표는 "인성, 품성, 지성을 갖춘 협회장으로서 항상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며 "권 회장이 추진했던 자본시장 혁신안이 계속 추진돼 업계 발전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