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분야 블록체인 발전 가능성-규제 방향 살필 것”

      2019.12.18 17:56   수정 : 2019.12.19 08:26기사원문

최근 블록체인 기반 지급결제 등 암호화폐 분야 박사급 인재 영입에 나선 한국은행(한은)이 18일 블록체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세계은행이 세계최초로 발행한 블록체인 기반 채권 ‘본드아이(bond-i)’를 비롯해 각국 금융권의 암호화폐 활용 및 제도권 편입 사례를 공유한 것이다.



■”비트코인 기반 기술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 높아”


한은 금융결제국 홍경식 국장은 18일 서울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를 통해 “비트코인 투기 광풍이 사라진 후, 비트코인 기반 기술인 분산원장(블록체인)에 대한 인식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세계경제포럼(WEF)이 오는 2025년을 전후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10%가 블록체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고 행사 개최배경을 전했다.


특히 홍 국장은 최근 정부와 민간 기업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ID(DID, 탈중앙화된 신원식별 시스템)에 주목했다. 일례로 정부가 추진한 블록체인 민간주도 국민 프로젝트 ‘블록체인 기반 ID‧인증 네트워크’는 내년 초 ‘이니셜’이란 이름으로 출시된다.

즉 스마트폰을 보유한 사람은 ‘이니셜’ 앱을 통해 신원‧자격‧권한 등 70여종의 전자증명서를 발급받는 한편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금융권에서 각종 증명서 원본 확인에도 ‘이니셜’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홍 국장은 “그동안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분야에서 최근 신원증명 등에 대한 상용화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며 “금융 부문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발전 가능성과 규제 변화 방향성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 이더리움 기반 2년 만기 채권 발행 운영


또 이날 세미나에서는 세계은행이 호주 커먼웰스 은행과 함께 발행‧운영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채권 ‘본드아이(bond-i)’에 대한 발표도 이뤄졌다.


자체 IT 전담부서에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등을 연구하는 이노베이션 랩을 운영 중인 세계은행은 지난해 8월 이더리움 기반으로 만든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해 1억1000만 호주달러(약 88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세계은행 하윤정 팀장은 “세계은행은 통상 5년 만기로 채권을 발행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채권은 세계 최초 시도인 만큼 2년으로 정했다”며 “지난 2월 본드아이 채권에 대한 첫 이자지급이 이뤄졌으며 지난 8월에 5000만 호주달러(약 400억원) 규모로 본드아이 채권을 추가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허 팀장은 이어 “블록체인을 통해 투자자의 채권 거래내역을 실시간 검증할 수 있었다”며 “채권 거래과정의 불필요한 확인절차와 이에 따른 비용도 줄어들면서 매우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채권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즉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 자동계약 체결) 등 블록체인 기술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 뿐 아니라 채권‧주식 등 전통 자산 거래 과정의 효율성도 높여주는 기술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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