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도 건강도 알아서 관리 척척… ICT, 못하는 게 뭐야?

      2020.01.01 18:49   수정 : 2020.01.01 18:49기사원문
#1. 경주 생산라인에서 전날 완성한 생산량을 살펴보고 아침 회의 때 보고할 자료를 준비했다. 저녁엔 잠자리에 들기 전 스마트폰으로 내일 아침 식사거리를 쇼핑했다. 내일 새벽이면 문 앞에 국거리와 반찬 만들 재료가 도착할 것이다.

(30대 직장맘)

#2. 최근 매출이 줄어 고민 끝에 아르바이트생 대신 키오스크와 로봇서빙을 매장에 설치했다. 키오스크를 설치해 주문과 결제하는 일손을 대신했다.
또 서빙을 아르바이트생 대신 로봇으로 바꾸자 손님으로 온 어린이들이 신기해하면서 좋아한다.(40대 자영업자)

#3. 오늘은 오전에 농업기술센터에서 영농교육이 있어 딸기 비닐하우스에 가지 못했다. 다행히 스마트폰으로 습도와 이산화탄소를 체크해보니 이상이 없다. 이웃마을 친구는 비료와 농약 뿌리는 일을 드론이 대신해 일이 많이 줄었단다.(50대 농업인)

#4. 혈당이 떨어졌다고 스마트워치가 울린다. 어제 병원 의사선생이 한달간 혈당과 혈압을 살펴보면서 식습관 조절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공지능(AI)이 알아서 운용하는 펀드에 가입했는데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60대 할머니)

일련의 내용은 가상인물의 일상이지만 2020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실제 생활 모습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정보통신기술과 다양한 분야의 융합은 우리 생활 속 일부가 됐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와 인터넷으로는 지식정보를 얻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1차산업 지역인 농어촌까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돼 생산성과 편리성을 높였다.

■자본시장에 빠르게 융합한 ICT

ICT와 이종산업이 합쳐지는 '컨버전스'가 가장 활발한 분야를 꼽자면 금융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자본시장에서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몇 년 전부터 이미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이미 보편화됐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투자전문가 합성어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산 배분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다. 즉 펀드매니저 대신 AI가 자산관리를 한다. 기존 상품보다 낮은 수수료와 좋은 수익률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산관리가 가능해 인기를 얻고 있다.

AT커니 국제금융센터 발표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위 11개사의 로보어드바이저 관리자산은 2020년 2조2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2020년에는 1조2250억원, 2021년엔 1조902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여행플랫폼과 연계해 여행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은행을 방문하거나 은행 앱을 켤 필요없이 환전할 수 있게 한다. 향후 헬스케어나 여행·자동차 등과 같은 생활밀접형 콘텐츠를 금융플랫폼과 결합할 계획이다. 이는 하나금융이 그룹 통합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플랫폼'을 설명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AI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AI 기반 투자자문사인 신한AI를 그룹의 16번째 자회사로 공식 출범시켰다. IBM 등과 신한AI를 활용해 시장을 예측하고 자산배분, 우수상품을 추천하는 AI서비스인 'NEO'를 개발했다. 객관적이고 차별화된 투자전략 제공과 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로 고액자산가만 받던 투자자문 서비스를 일반 고객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제조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국내의 수많은 제조업 생산공장에 5세대 이동통신(5G)을 접목하면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미 5G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2018년부터 3년간 388억원 규모의 정부 스마트팩토리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KT는 '텔스타-홈멜'과 함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 경주공장의 실제 제조라인과 서울 코엑스 전시장 내 가상 제조공간을 5G로 실시간 연결해 동작시키는 '디지털 트윈' 시연을 성공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LG그룹 계열 공장을 비롯해 타 그룹사 공장에까지 스마트팩토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안산 중소기업연수원 스마트공장배움터의 실습용 설비에 5G 모듈과 산업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매장과 교육도 예외없는 컨버전스

ICT와의 융합은 음식점까지 영역을 넓혔다. 여러 음식점에서 무인 주문결제기기 키오스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단순하게 주문받고 결제하는 일을 무인기기가 사람을 대신하게 된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병원, 공항, 공공기관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지난해 전국 142개 점포 중 95곳에 무인계산대를 설치했다. 이마트는 또 고객이 매장에서 휴대폰 앱을 통해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고, 앱을 통해 계산까지 마칠 수 있는 서비스를 왕십리역점에 시범 도입했다. 계산이 다 끝나면 QR코드를 검수원에게 확인받고 바로 매장을 나갈 수 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서빙로봇 '딜리'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서빙로봇은 실내 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로봇이다. 총 4개의 선반이 있어서 한 번에 4개의 테이블에 음식을 나를 수 있다. 선반에 음식을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를 누르면 딜리가 주문자의 테이블까지 최적의 경로로 이동한다. 장애물을 마주치면 알아서 피해간다.
무거운 접시를 나르고, 여러 테이블을 오가는 등 단순하고 힘든 일을 도맡으며 가게 일을 돕는다.

영유아와 어린이 교육분야도 ICT와의 융합이 대세다.
몇 년 전부터 야외활동을 하면서 인원 파악, 이탈방지, 아동 찾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비콘 기반 야외활동 실종방지 솔루션', 어린이 등하원 정보를 어린이집과 부모에게 실시간 제공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아동관리 서비스'도 인기 솔루션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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