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디지털 국가 선도사업으로 블록체인 키운다
2020.01.19 19:15
수정 : 2020.01.19 19:15기사원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0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블록체인 △실감콘텐츠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를 집중투자 대상으로 정했다. 이른바 'DNA(디지털·네트워크·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국가가 되기 위한 선도 사업으로 블록체인을 꼽은 것이다. 정부가 꼽은 블록체인 사업의 키워드는 대중적 서비스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블록체인 융합기술 개발에 총 161억 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4000억 규모의 블록체인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예타)도 다시 추진키로 했다.
올해 정부가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플랫폼 구축에 2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또 블록체인 분야 공공선도 시범사업 10건과 민간주도 국민프로젝트 3건에 각각 70억 원과 48억 원의 예산을 책정, 총 118억 원 예산을 반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공무원증' 등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전자증명(DID, 탈중앙화된 신원식별시스템)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안면 식별·추적 및 모바일 신분증 등 공공서비스 혁신 사업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을 통해 집행될 블록체인 주요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올해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과제를 확정하고 수행사업자 모집에 착수했다. 오는 3월 과제별 사업자 선정평가를 마친 후 본격 과제 수행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19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20년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으로 총 10개 국가기관 및 지자체, 공공기관 과제를 선정했다. 과제당 정부예산은 6억원이 투입된다.
지난해 과기부와 KISA는 총 12개 블록체인 공공과제를 선정해 각 과제별로 6억원씩 지원, 총 72억원을 예산으로 편성했다. 올해는 과제별 예산은 동일하지만 시범과제 수가 줄어 전체 예산 규모도 소폭 감소했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추진했던 시범과제 중 제주도 전기차 폐배터리 유통 이력 사업을 다년도 지원과제로 재선정하며 블록체인 심화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부산시·식약처, 2년 연속 과제기관에
2020년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 선정 과제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거관리 플랫폼 구축(경찰청) △블록체인 기반 노지작물 생산·유통 관리 플랫폼 구축(농촌진흥청) △블록체인 기반 복지급여 중복수급 관리 플랫폼 구축(보건복지부) △블록체인 기반 식품안전 데이터 플랫폼 구축(식품의약안전처) △블록체인 기반 강원도형 만성질환 통합 관리 플랫폼 구축(강원도) △분산신원증명(DID) 기반 지역공공서비스 플랫폼 구축(경상남도) △블록체인 기반 자율주행차 신뢰 플랫폼 구축(세종특별자치시) △블록체인기반 상호신뢰 통행료 정산 플랫폼 구축(한국도로공사) △블록체인 기반 상수도 스마트수질 관리 시스템 구축(부산광역시) △블록체인 기반 전기차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 시스템 구축(제주특별자치도) 등이다.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대국민 해썹(HACCP)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했던 식품의약안전처는 올해 수입원료 및 식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위해 블록체인 기반 수입식품 데이터 관리 플랫폼 구축 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사업 시너지를 위해 해썹 플랫폼과 연계할 계획이며, 지난 2018년 각각 관세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한 블록체인 기반 통관 서비스 및 축산물 이력관리 시스템과도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부산시 또한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재난재해 대응 서비스 구축 사업 이후 올해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 사업자로 재선정됐다. 상수도 수질정보를 블록체인에 올려 데이터 위변조에 대한 위험을 제거함으로써 시민들이 수돗물을 안전하게 믿고 마실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부산시는 해당 사업이 향후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의 주요 추진사업인 물류, 관광, 공공안전, 디지털바우처 등 이종 분야와도 연계될 수 있도록 블록체인 플랫폼 간 연결 방안도 계획 중이다.
■전기차 폐배터리 등 심화과제도
다년도 과제 수행 기관으로 선정된 제주도는 지난해 추진해온 '블록체인 기반 폐배터리 유통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바탕으로 올해 시범 과제 범위를 확대한다. 실제 운행 중인 관용 전기차에서 사용되는 배터리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 상태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게 이번 사업의 골자다.
한영수 제주도 미래전략과 과장은 "2차 시범사업에서 제일 역점을 두는 것은 단순히 블록체인 운영 노드를 확대하는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시장이라는 새로운 산업군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향후 제주도 역점 추진 사업이나 신사업으로도 연계될 수 있어 사업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추진된 공공과제와 유사하지만 좀더 심화된 형태의 시범사업도 올해 새롭게 선정됐다. 강원도의 블록체인 기반 강원도형 만성질환 통합 관리 플랫폼 구축 사업은 지난해 서울의료원에서 추진한 '블록체인 기반 의료·금융 융합서비스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좀더 발전된 모델이다. 환자 개인의 혈당과 혈압 정보 등을 의료사물인터넷(IoMT, Internet of Medical Things) 장비를 통해 수집하고 블록체인으로 관리·공유해 만성질환 환자를 위한 맞춤형 셀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ISA 민경식 블록체인확산센터장은 "지난 2018년 처음 시작된 블록체인 공공선도 시범사업이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며 "그동안 수행된 공공 과제가 대체로 기존 레거시(전통)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집중한 것과 달리 올해는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상용화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 강조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