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 젖은 모습 안타까워…" 대구 의료진에 기부물품 이어져

      2020.03.04 11:21   수정 : 2020.03.04 11: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형편이 되는 만큼이라도 도와드리고 싶어요"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에 힘 쏟는 의료진을 위해 지원물품을 보내는 시민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원물품은 티셔츠, 도시락, 음료수 이외에도 모텔 숙박까지 다양하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죠"
4일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동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2일 동산병원 별관 앞으로 '힘내요 대구·경북'이라는 글귀가 적힌 박스 20여 개가 도착했다.

환자들을 치료하며 피땀 흘리는 의료진을 위해 대구에 위치한 의류브랜드 케이클럽이 면 티셔츠 500장을 기부한 것이다.

이 의류브랜드 관계자는 근무를 마친 뒤 땀에 젖어 있는 의료진의 사진을 보고 티셔츠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한다.


케이클럽 송명길 팀장은 "힘들게 일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요즘 시기에 가장 바쁜 분들이지 않나. 병원에서 옷 갈아입고 씻을 시간도 없을 거 같아서 티셔츠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티셔츠를 싣고 병원으로 가보니 전국에서 보낸 지원물품이 쌓여있더라"며 "모두 힘을 모아 돕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도 기부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산병원에 도시락을 기부해 온라인에서 이미 화제를 모은 사례도 있다. 대구 레스토랑 선서인더가든은 지난달 28일부터 6일째 도시락 150인분과 우유 500병을 기부하고 있다.

레스토랑 직원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 도시락은 당일 공수한 질 좋은 재료만 사용해 만든다. 1인분의 가격은 1만5000원 상당이다.

선서인더가든 임민식 본부장은 "환자들을 잘 치료하려면 의료진도 식사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해야 하지 않나"라며 "맛은 물론, 영양 균형까지 최대한 고려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의료진분들이 맛있게 드시고 있다고 들었다"며 "못 드시는 분들이 없도록 이번 주부터는 수량을 300인분으로 늘릴 계획이다. 일단 앞으로 한달 동안 도시락 기부를 이어갈 예정인데, 코로나19가 잡히지 않는다면 더 길게 할 수도 있겠다"고 전했다.

■모텔 전 객실을 무료로 내놓기도
대구 한 숙박업소 사장은 의료진을 위해 모텔 전 객실을 무료로 내놓기도 했다. 이 숙박업소는 B2모텔로, 동산병원과 경북대병원의 중간 거리에 있어서 의료진이 접근하기에 수월하다고 알려졌다.

숙박업소 배상재 사장은 "의료봉사 온 안철수씨도 모텔에서 머물고 있다고 들었다"며 "고생하는 분들께 도움은 주고 싶은데 돈도 없고 기술도 없으니 형편껏 도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의료진에게 그냥 오라고 하면 부담스러울까봐 대구시청에 연락해 객실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전했다"며 "대단한 일 아니다. 어차피 코로나19 때문에 장사도 안되고 손님이 없다"면서 쑥스러운 듯 웃었다.

한편 동산병원 측은 이같은 국민들의 응원에 더욱 힘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전국에서 커피, 샌드위치, 도시락 등 많은 지원물품을 전달 받고 있다"며 "저희 입장에선 의료진과 다 같이 나누고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확진자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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