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밝혀진 반도체 속 스핀구름…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 개발 활용

      2020.03.12 10:45   수정 : 2020.03.12 10: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팀이 해외 협력연구를 통해 50년 동안 논쟁을 이어왔던 스핀구름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심흥선 교수 연구팀이 해외 공동연구를 진행해 금속과 반도체 안에서 불순물의 자성을 양자역학적으로 가리는 스핀 구름의 존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발견한 스핀 구름의 크기는 마이크로미터에 달한다.

이번 연구는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홍콩성시대학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KAIST 물리학과 심정민 박사과정 학생이 1 저자로 참여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12일자에 게재됐다.


도체나 반도체 내 불순물이 스핀을 가질 때, 이 스핀은 주위의 자유 전자들에 의해 생성된 스핀 구름에 의해 가려진다고 알려져 있다. 콘도 효과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발현되는 양자역학적 현상으로 대표적 자성 현상이다.

스핀 구름이 다양한 자성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에, 스핀 구름을 발견하고 제어하는 것은 관련 학계에서 성배를 찾는 것과 같은 정도의 중요성으로 비유됐다.

심흥선 교수는 "스핀 구름의 존재 입증은 학계의 숙원으로, 이번 연구에서 스핀 구름이 발견된 만큼 스핀 구름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핀 구름을 전기 신호를 이용해 관측하는 방법을 2013년에 선행연구로 제안한 바 있다. 이 선행연구에서는 전기장을 스핀 구름 내부에 가한 경우와 외부에 가한 경우에 각각 서로 다른 전류가 발생함을 예측했고, 이를 이용해 스핀 구름 공간 분포의 관측을 제안했다.

심 교수 연구팀의 제안에 따라 일본이화학연구소와 홍콩성시대학의 연구팀은 양자점을 이용해 반도체에 불순물 스핀을 인위적으로 생성하고, 생성된 불순물 주변에 서로 다른 여러 곳에 전기장을 인가할 수 있는 양자 소자를 제작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100mK(밀리켈빈)의 낮은 온도에서 관측된 소자의 전기 신호를 심 교수 연구팀에서 분석한 결과, 발견된 스핀 구름의 크기와 공간 분포는 이론 예측과 일치했고 그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로 확인됐다.


심흥선 교수는 "스핀 구름을 전기적으로 제어해 미해결 자성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핀 구름의 양자 얽힘 특성을 기반으로 해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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