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분 2.9%’ 국민연금의 선택은?

      2020.03.24 17:54   수정 : 2020.03.24 17:54기사원문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2.9%를 가진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의 결정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크레디트스위스(CS),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다른 기관투자자는 물론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판단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의 지분 격차는 8.36%포인트(의결권 기준)로 조 회장 측이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한진칼 의결권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 위임할 것인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당초 이날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기로 했으나 26일로 연기됐다.
주총 전날에 열리는 만큼 기금운용본부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더라도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IB업계는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조 회장 측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물론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도 조 회장의 연임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했지만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의결권을 행사하면 계산은 복잡해진다. 위원회 구성상 지역가입자 추천위원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조 전 부사장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위원 가운데 지역가입자 대표 1인은 정권의 성향에 따라 추천하는 시민단체가 달랐다. 보수정권 때는 바른사회시민회의, 진보정권 때는 참여연대가 대표적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 국민연금 재정적립분의 86%를 노사가 함께 부담하고 있는데도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위원 9명 중 노사 추천 전문가(상근전문위원 포함)는 각각 3명이다.
재정기여도 차이에도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추천위원을 3명씩 동수로 구성, 결과적으로 지역가입자에게 과도한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총을 앞두고 양측이 소수 지분을 보유한 금융사들을 상대로 향후 경영전략 프레젠테이션 등을 열심히 펼치고 있다.
주총 전까지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며 "국민연금의 선택이 이들의 선택에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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