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급여 30% 반납' 1만명 넘었다

      2020.03.25 15:44   수정 : 2020.03.25 18: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공직사회의 '급여 30% 반납'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과 고통을 나눈다는 뜻에서 대통령, 국무총리를 포함한 고위 공무원들이 시작한 '급여 30% 반납'이 전국 지자체, 산하 공기관 및 공공기업 등 범(汎)공직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고위공직자, 국립대, 금융계 등 여러 분야로 '급여 나눔'이 확산될 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급여 반납'에 1만명 가량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고위공직자 및 공기업 경영진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국가적 위기 극복에 솔선수범해 동참한다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크다.
그러나 범공직사회의 일반 직원들까지 '급여 반납 압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다수 직원들은 드러나지는 않지만 회사내 성금 모금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나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통령·총리·장차관 급여 반납'이 촉발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및 장·차관들이 이달부터 4개월간 급여 30%를 반납키로 선언한 이후 대구·경북 등 전국 시도 및 군 단위 지자체장, 산하 출연 공기관장들이 동참하고 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21일 비상국무위원워크샵을 갖고 '장·차관 급여 반납'을 결정하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전 내각이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급여 30% 반납'에 참여하는 고위공직자는 문 대통령, 정 총리를 포함해 장·차관급 140여명이다. 이렇게 반납된 4억여원의 급여는 국고로 관리된다. 기획재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지원하는 재원으로 투입한다.

정부 관계자는 "장·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들이 급여 반납을 진행하고 있는데 공직사회가 더 폭넓게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여 반납과 재원 관리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 산하기관 등서 "고통 분담"

'급여 반납' 나눔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시·경북도는 정부의 '30% 반납' 결정 다음날 가장 먼저 동참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4개월간 월급 30%를 반납키로 했다. 대구시는 200여명의 고위공무원들도 '30% 반납'에 참여한다.

경북도는 산하 출자·출연기관·소방본부·시군 소방서·도의회 소속 공무원 7000여명이 동참한다. 이렇게 모은 2억여원을 코로나19로 어려운 취약계층 등에 쓰기로 했다.

경남도는 전날 김경수 도지사를 비롯 18개 지역 단체장들이 '급여 30% 반납'에 참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이시종 충북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정장선 평택시장, 김홍장 충남 당진시장, 윤화섭 안산시장, 변광용 거제시장, 김철우 전남 보성군수, 장충남 남해군수 등 기초단체장들도 급여 반납에 동참했다.

윤화섭 시장은 4개월간 급여 40%를 반납하고, 업무추진비도 30% 줄이기로 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월급 절반을 기부하겠다"면서 300여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충북도는 한범덕 청주시장을 비롯한 11명의 시장·군수가, 강원도는 김철수 속초시장을 비롯해 강릉·동해·삼척·평창 지자체장이 '30% 반납'에 뜻을 모았다.

경북도와 같이 단체장뿐아니라 일반 공무원들도 '30% 반납' 행렬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충북도에선 박세복 영동군수와 5급이상 공무원 40명이 동참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선 5급 이상 공무원들이 직급에 맞춰 4개월간 월급(본봉 기준)의 5~30%를 기부하기로 했다.

광주시 5개 구청장들도 "시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며 '급여 30% 반납'에 동참했다. 부산시는 공사·공단 대표, 출자·출연기관, 산하 공공기관장이 모두 참여한다.

교육계에선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장석웅 전남교육감이 동참한다.



■한전, 발전사 등 공기관들도 '나눔' 동참

공공기관들도 급여 30% 나눔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이날 발전 자회사들과 함께 급여 반납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사장 및 경영진은 내년 2월까지 1년간 매달 급여의 10%를, 처·실장급은 3%를 반납한다. 한전 등 10개사 고위임원 350여명 정도가 급여 반납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한전과 전력그룹사 임직원 모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운동에 힘을 보태겠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는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급여 나눔'에 동참하는 한전 그룹사는 한국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DN 등 9개사다.

한전 그룹사와 별도로 한국수력원자력은 정재훈 사장을 비롯 본부장급 임원 8명이 30% 반납에 참여한다. 아울러 한수원 처·실장급 및 부장급 이상 1000여명도 자율적으로 '급여 기부'에 동참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황창화 사장 및 임원 9명이 연봉 10%를 반납키로 했다. 연구개발(R&D) 전담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3개 기관장들도 급여 30% 반납에 동참했다.


국토교통부 산하의 한국철도공사, 인천공항공사, 한국감정원, 한국국토정보공사(LX),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공항공사 등도 기관장 및 임원들이 '급여 반납'에 동참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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