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대란 4∼5월"...물류·수출 등 네트워크 붕괴 우려

      2020.03.31 14:39   수정 : 2020.03.31 14:39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식량 네트워크도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확산세가 가파른 국가는 식품 사재기가 빈번하지만 이를 공급해줄 채널이 모두 막히는 부작용이다. 식량 전쟁 우려가 노동자 수급뿐만 아니라 물류, 수출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 주 발표를 인용, “각국의 봉쇄로 해운업이 침체되고 공급망에도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식량안보위원회(CFS)도 국경 및 공급망의 붕괴가 식품 공급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고 SCMP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코로나19가 지속 확산되면서 각국이 국경을 닫았고 쌀이나 밀 등 주요 식품도 수출이 제한되고 있다.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 27일 자국의 곡물을 비축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신규 수출 계약 체결을 중단하기로 했다. 태국은 국내 공급 부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이 두 배로 뛰자, 일주일 동안 계란 수출을 금지했다.

호주에선 사재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주 사회조사기관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80% 이상의 호주인이 코로나로 인해 행동 양식이 변했으며 이 가운데 30%는 평소에 사던 물건 규모보다 더 샀다고 답했다. 주요 사재기 품목은 식료품과 휴지 등 생필품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동부에서 발생한 메뚜기떼는 중동을 넘어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메뚜기떼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국은 자국으로 메뚜기떼가 넘어올 것을 대비해 이 국가에 퇴치팀을 파견했다.

청궈챵 중국 통지대학 경제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아프리카와 중동의 메뚜기 떼 위기와 맞물려 코로나로 인한 사재기와 수출 제한, 공급망 교란이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난은 관광산업 위주의 국가나 신흥 국가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예컨대 태국과 베트남에서 소비 쌀 80%를 수입하는 홍콩의 경우 쌀 사재기에 혼란을 겪고 있다.

SCMP는 “대부분 대형 슈퍼마켓에서 쌀이 다 팔렸고 다른 상점에서도 쌀 두 봉지와 계란 두 상자로 구매를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대두에 대한 외국 의존도가 높다. 미국, 브리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으로부터 수입하는데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물류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에서 역시 수입의존도가 높은 연어, 새우 등은 인도, 베트남, 노르웨이 등에서 들여오는데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FS는 “물류 분야의 붕괴는 앞으로 몇 달 안에 현실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AO는 “식량 공급 붕괴가 4월과 5월 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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