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앞 줄이 사라졌어요"…마스크 대란 진정 국면
2020.04.03 13:27
수정 : 2020.04.03 13:27기사원문
"약국 앞에 줄이 사라졌어요"
서울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씨가 여유 있게 말했다. 지난주부터 약국 앞에 줄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번주에는 줄 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마스크 공급량은 증가하고 시민의 수요는 줄어들었다"며 "마스크가 다 소진되지 않아서 남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한 번에 샀어요"
3일 오전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 약국은 제법 한산한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은 여전하지만 대기열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이날 약국 앞에서 만난 50대 박모씨는 "몇 군데 허탕 칠 거 생각하고 나왔는데 한 번에 바로 살 수 있어서 놀랐다"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일 전국에 공급된 마스크는 995만8000장이었으며 지난 1일에는 1267만4000개까지 공급량이 늘었다. 공적마스크 5부제 시행 초기에 하루 마스크 공급량이 500만장에 불과하던 것에 비교하면 2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하루 250장씩 마스크를 공급받던 수도권 소재 약국은 지난달 4주차부터 하루 공급량이 400장으로 늘기도 했다.
마스크 공급량이 늘면서 마스크알리미 앱은 '초록빛'을 띠기 시작했다. 마스크알리미 앱은 마스크 재고가 100매 이상인 약국에 대해 초록색으로 표시한다. '품절'이라고 나타난 약국도 있었지만 재고가 남는 약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약사 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십명씩 시민들이 줄을 서고 마스크가 다 떨어지면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제는 줄이 생겨도 5명 안팎'이라며 "여전히 재고가 부족하다는 약국도 있지만 공급량이 400매로 늘면서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대란에 시민 의식도 바뀌어
업계에서는 마스크5부제가 정착되면서 마스크 대란에 대처하는 시민들의 의식이 바뀐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스크 1장당 사용기간이 길어진 것은 물론, KF마스크가 아닌 일반 마스크도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대학약사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는데 공급량에 여유가 생겼다는 건 시민들의 대처 방식이 바뀌었다는 의미"라며 "심리적 요인에 따른 과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주어진 상황과 위기에 시민들이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크 재고가 남으면서 공급량을 줄이거나 반품하는 약국도 눈에 띄고 있다. 일각에서는 1인당 마스크 구입 매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대문구 소재 약국의 박모씨는 "야외 활동이 많거나 약국을 방문하기 어려워서 마스크 2장으로 일주일을 버티기 어렵다는 손님도 있다"라며 "당장은 어려울 수 있겠으나 마스크 구입량을 조금씩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식약처는 1인 당 마스크 구입량을 3~4매로 늘릴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