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말아요" 도넛에 담긴 희망 메시지
2020.04.13 20:08
수정 : 2020.04.13 20:08기사원문
달콤함과 아름다움, 이 둘을 가장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궁극의 존재가 도넛임을 김재용 작가(47)는 인생의 벼랑에서 찾아냈다. 그가 흙으로 만들어낸 오색찬란한 도넛, 형형색색의 다채로움에 크리스털이 촘촘히 박혀 더 화려해졌다. 금융위기가 닥쳐온 2008년 미국, 뉴욕에서 살았던 작가는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했다. 예술가로서의 꿈은 고사하고 생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절망이 몰려올 때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생각은 "도넛이라도 만들어 팔아서 생계를 이어볼까"였다. 하지만 결국엔 밀가루 반죽 대신 흙 반죽을 들었다. 자신에게 몰려오는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흙을 빚었고,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적녹색약이라는 질병에 맞서기 위해 채색에 몰두했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게 색을 본다는 사실이 두려워 이전까지 자신의 작업에 색채를 사용하는 것을 기피해왔던 터였다.
사람들은 작가가 만든 도넛에서 아름다움과 평안을 꿈꾸는 자신의 욕망을 발견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제목인 '도넛 피어(DONUT FEAR)'는 '두려워하지 말라(Do Not Fear)'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6일까지 학고재 갤러리.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