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란 종식 ‘일등공신’은 식약처..해외서도 ‘극찬’
2020.04.21 17:27
수정 : 2020.04.21 17:27기사원문
일등공신은 마스크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 1월 말 이후 마스크 대란으로 날 선 비판을 받았던 식약처가 제 실수를 바로잡은 것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전 국민적 필수품으로 떠오른 마스크의 생산과 유통을 관할하는 중책을 맡았다. 일선 공장이 차질 없이 돌아가는지부터, 그렇게 생산된 마스크가 원활히 유통돼 시민들에게 적절히 공급되는지까지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감독했다.
시작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매점매석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지 못했고 마스크가 수백에서 수천만장까지 창고로 직행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물량부족이 불안을 부채질해 수요는 그야말로 폭증했다. 공장과 유통업자들 사이에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불평도 적잖이 새어나왔다.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선 정부는 생산량 50%를 공적판매처로 유통하고, 수출도 규제한다는 강경책을 내놨다.
약국과 우체국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은 5부제를 통해 대응했다. 생산공장을 늘리고 생산과정을 효율화하는 등 절대적인 공급량도 꾸준히 늘렸다. 수출은 아예 금지됐고 공적판매처 유통량도 생산량의 80%까지 늘어났다.
일선 공무원들은 공장부터 약국까지 적극 지원에 나섰다. 마스크 판매로 특별히 이익을 볼 수 없는 약사들도 사태 해결에 적극 동참했다. 그동안 식약처는 매일 일선 공장들로부터 생산량과 출고량을 보고받았고, 이를 어기는 주체를 찾아 단속했다. 마스크 대란 해소 뒤에는 이 같은 노력이 숨어있었다.
4월 초에 이르러 마스크 대란은 완전히 종식됐다. 시민 대다수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지만 의료진과 의심환자 외엔 면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에 따라 보건용마스크 유통도 크게 안정화됐다. 더욱 주목할 건 식약처가 코로나19에 앞서 마스크 시험 및 검사기관을 확충해 마스크 생산공장을 크게 늘려놓았다는 점에 있다. 10년 전만 해도 마스크 공장이 기존 20곳에 불과했지만 사태 직전엔 100곳을 상회했다. 이 같은 선제적 조치가 없었다면 한국은 지금도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을 게 분명하다.
외신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극찬했다. 뉴욕타임스엔 마스크 품귀현상에 적절히 대응한 한국 정부와 약사들의 노력이 큼지막하게 실렸다. 생산과 유통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까지의 과정과 효과도 고스란히 언급됐다. 한국 사례를 모범으로 미국도 마스크 생산과 유통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뿐 아니다. BBC, CNN, WP, 슈피겔, 르몽드, 엘 파이스, 라스탐파, 알자지라 등 권위 있는 언론 다수가 한국 정부의 대처를 극찬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