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관 해치고 이권다툼…제주시, 무허가 의류수거함 정비
2020.05.08 15:24
수정 : 2020.05.08 15:25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시내 주택가에 설치된 무허가 의류수거함이 사라진다. 제주시는 도시 미관을 해치고 폐의류 수거업체 간 이권 다툼이 발생함에 따라, 무허가 의류수거함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무허가 의류수거함은 20년 전부터 동네마다 들어서기 시작했다.
제주시는 현재 1780곳의 클린하우스에 2700~3000개의 의류수거함이 설치된 것으로 추산했다.
대다수의 의류수거함은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설치돼 규격과 형태가 제각각이다.
게다가 수거 업체 간 이권 다툼으로 제주시 연동·노형동 일대 클린하우스에는 1개소에 7대의 의류수거함이 들어선 곳도 있다.
의류수거함에 모아진 헌 옷과 신발·가방은 무역상을 통해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수출된다. 제주시지역에서 연간 수거되는 헌 옷은 1800톤에 이르고 있다.
제주시는 이처럼 무허가 헌 옷 수거함이 난립하자, 제도권으로 흡수하기 위해 2년 전 6개 수거업체 대표자가 참여하는 제주시의류수거공동협의회를 구성했다. 또 나머지 업체들도 협의회 참여를 적극 유도해 왔다.
제주시 관계자는 “대부분의 의류수거함은 허가를 받지 않고 설치됐지만 사유재산이라 강제 철거는 못하고 있다”며 “헌 옷을 수거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등 공익적 기능도 있는 만큼, 제도권으로 흡수해 수거함의 표준화·규격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콜센터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구역별로 지정된 날짜에만 헌 옷을 배출하고 수거함으로써 무허가 의류수거함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시범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시는 이를 위해 폐의류 배출 신청 홈페이지 제작과 함께 폐의류 수집·운반 체계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