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닛산, 한국시장 철수...우치다 사장 "선택과 집중"

      2020.05.28 19:29   수정 : 2020.05.28 19:29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일본의 2위 자동차 업체인 닛산이 28일 한국시장 철수 계획을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스페인에선 아예 공장을 폐쇄한다. 지난해 7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 글로벌 생산라인 및 판매망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것이다.

한국시장 철수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대응한 한국 내 불매운동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019회계연도(2019년 4월 1일~2020년 3월 31일)에 6710억엔(약 7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이런 내용의 해외 판매망 및 생산라인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했다.
닛산이 적자로 전환한 건 지난 2009년 이래 11년 만이다. 매출액은 15% 감소한 9조8788억엔(약 113조7000억원), 영업적자는 404억엔(4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미 등 세계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감소한데다 사업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 증가, 자율주행차 부분에 대한 투자 등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

닛산은 세계 시장 수요 감소와 경영 합리화 차원에서 오는 2023년까지 540만대 체제로 가동한다. 현재보다 20% 줄인 것이다.

우치다 사장은 "일본과 중국, 북미를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며 "글로벌 시장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공장 폐쇄, 한국시장 철수 계획을 밝혔다.

닛산의 한국시장 철수 논의는 강제징용 판결로 한·일이 격돌했던 지난해 9월 이미 불거진 바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응해 지난해 7월 한국에 수출규제를 발동했다. 이에 한국 내에선 일본차 등을 타깃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일본차의 한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8.5%나 급감했을 정도로 일본차 불매운동이 격렬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부터 최근까지 약 10개월간 지속된 '노 재팬' 운동으로 일본차들이 한국시장에서 적지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우치다 사장은 한편, 올해 전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가 최소 15~20% 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닛산을 비롯한 도요타, 혼다 등 일본의 8개사의 지난 4월 전체 생산대수는 91만6255대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60.9% 급감했다.
특히, 이들 업체가 지난해 32만대를 생산한 미국 공장에선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이 완전히 중지되며 0대를 기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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