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도 마이스 핵심 인프라”…휴양형 특화상품 개발 역점
2020.07.22 10:52
수정 : 2020.07.22 10:52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올해 2월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한 해의 절반이 속절없이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넋 놓고 바라만 볼 수 없다.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대표이사 사장(53)은 ‘포스트(post)’에 앞서 일찌감치 ‘위드(with) 코로나19’ 행보에 나섰다.
■ ICT 기반 ‘미팅 테크놀로지’ 주목
김 사장은 “코로나19로 지역과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의 대면이 이뤄지고, 비즈니스와 휴식이 함께 이뤄지는 마이스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향후 마이스 산업은 코로나19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독감처럼 우리 주변에 상존하는 토착성 질병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한 대비와 함께 당장의 위기상황에 맞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우선 비대면(언택트)·하이브리드(온·오프라인 연계) 행사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미팅 테크놀리지(회의기술)’ 확충에 역점을 두고 있다. 김 대표는 “‘미팅 테크’가 마이스의 뉴노멀을 이끌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2월 센터 내에 5000명이 동시에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와이파이(Wi-Fi)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화상회의 시스템(VCS)과 모바일 앱 형태의 행사관리 소프트웨어(EMS), 온라인회의 생중계기술, 홀로그램을 활용한 연사 초청, 가상공간 내 전시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 올 하반기 국내외 행사 25건 진행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에 자리잡은 ICC JEJU는 2003년 3월 개관했다. 제주도를 국제회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1806억원(국비 450억원, 도·시·군비 450억원, 민자 906억원)이 투입된 가운데 지상 7층에 3500명(최대 4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과 대·중·소 회의실, 전시실, 야외광장, 내국인면세점 등을 갖춘 세계 수준의 전문 회의·전시시설을 갖추고 있다. 1대 주주는 제주도로, 62.04%의 주식을 갖고 있다. 도민 주체 개발방식으로 건립이 추진되면서 3.6%는 도민주(136만2369주·68억1100만원)다.
하지만 컨벤션센터 자체가 관광 인프라이기 때문에 낮은 수익성으로 인한 적자구조 속에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도 줄곧 제기돼 왔다. 하지만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7년 첫 흑자를 냈다. 7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둔 것이다. 지난해는 국제행사 42건·국내행사 209건을 유치해 총 14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23만명 규모의 참관객이 ICC JEJU를 방문한 결과, 3700억원 가량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특히 “마이스 산업은 제주의 미래 전략산업"이라며 ”흑자경영으로 전환되면서 보여준 자립경영 체제의 가능성이 단발적인 성과로 끝나지 않도록, 관광·레저·친환경에 기반을 둔 제주 특화형 마이스 상품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김 사장은 올해 매출액을 175억원에서 71억 줄어든 104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제15회 제주포럼을 비롯해 올 상반기에만 42개 국내외 행사가 취소돼 매출액이 1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3%나 감소했다.
현재 ICC JEJU는 마케팅 전략을 재수립하고, 시설관리 운영 효율화와 경비 절감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하이브리드 마이스’ 전략 최우선
방역도 이제는 마이스 필수 인프라다.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에 따른 회의·전시 행사 운영 매뉴얼도 만들었다. 방역 효율성·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방역관리 표준화·시스템화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올 하반기 예정된 국내외 행사는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비롯해 25건이 준비돼 있다. 자체 기획 행사인 ‘6차 산업 제주국제박람회’도 열린다.
김 사장은 “최근 온라인 중계를 통한 비대면 행사가 활성화하면서 대규모 마이스 행사도 온라인 개최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검증됐다”며 “당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가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마이스’ 전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위축된 마이스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연생태와 역사문화자원, 웰니스관광 콘텐츠와 연계한 휴양형 마이스 상품개발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특히 2022년 6월 완공 예정인 ‘제주 마이스 다목적 복합시설’이 제주 국제회의복합지구 조성의 시작점이자 지역 관광·마이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존 ICC JEJU 인근에 들어서는 ‘제주 마이스 다목적 복합시설’은 총 700억원이 투입돼 지상 4층·지하 1층·연면적 2만820㎡로 건축되며, 다목적홀(5000㎡)과 회의실(4350㎡), 부대시설·공용공간(1만1470㎡)을 갖추게 된다.
김 사장은 제주국제대 글로벌관광융합학부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공모를 거쳐 2018년 9월 취임했다. 제주크루즈산업협회장과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조직위원장도 역임했다.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