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서 아이 구한 경찰, 부친은 11년전 부하 대신 단속 근무하다 순직

      2020.08.07 14:47   수정 : 2020.08.07 16:34기사원문
10월의 현충인물로 선정된 고상덕 경감의 유가족. 사진 맨오른쪽이 고진형 경장이다. (2017년 대전현충원 자료사진) © News1


고진형 경장 © 뉴스1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중랑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던 8살 남자아이를 혼신의 힘을 다해 구해낸 의정부경찰서 신곡지구대 고진형(29) 경장의 아버지는 11년 전 단속 근무 중 과속차량에 치여 순직한 경찰관으로 확인됐다.

고 경장의 부친 故고상덕 경감(순직 당시 47세)은 2009년 12월12일 자유로에서 과속 단속하던 중 전모씨(당시 24세)가 몰던 차에 치여 숨졌다.



고 경감은 사고 당일 부하 경찰관이 과로를 호소하자 본인의 근무날짜가 아님에도 대신 과속 단속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고 경감은 직접 단속 현장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교통관리계 외근팀장이었다.


공교롭게도 동료 경찰관을 배려하는 이타심이 그의 운명을 갈랐다.

고 경감은 매서운 추위에도 최선을 다해 근무하고 격무로 고생하던 부하 직원을 항상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경찰로 알려졌다.

고 경감의 영결식은 경기경찰청장(葬)으로 엄수됐다.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는 고 경감의 영결식에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을 보내 유족을 위로했다. 정 총리는 유족에게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부하직원에 대한 따뜻한 사랑에 경의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위로했다.

그해 연말 당시 파주경찰서 박춘배 서장과 직원들은 고 경감의 유족을 만나 "파주경찰 모두는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치안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위로했으며, 유족은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에 충격과 슬픔이 가시지 않았지만 먼저 떠난 남편(아버지)의 신념을 품고 한걸음 한걸음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립대전현충원은 2017년 10월의 현충인물로 동료를 배려하던 고상덕 경감을 선정했다.

그런 아버지를 존경한 고 경장은 2016년 6월30일 경찰에 입문했다.

고 경장은 "아버지는 늘 가정에서는 인자하셨고 경찰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매진하셨다. 아버지를 보면서 경찰관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일 오후 4시41분께 의정부시 신곡1동 신의교 아래 중랑천에서 '아이가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8살 남자아이를 구해냈다.


고 경장은 순찰차에서 하천까지 200m를 달려내려간 뒤 물에 뛰어들어 또한 80m 물살을 헤치며 쫓아가 아이를 구조, 4시50분께 풀숲으로 끌어올려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살려냈다.

아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뒤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기력을 회복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급류 속에서 떠내려가는 어린이를 구한 고 경장의 의로운 행동은 모든 경찰의 귀감이 될 것"이라며 고 경장에 대한 표창을 경찰청장께 상신했고 경찰청장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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