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시설은 영업중단 하라고?…이미 여러 곳 망했다"
2020.08.19 07:01
수정 : 2020.08.19 10:11기사원문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주변에 불 꺼진 가게들 있죠? 포장마차나 클럽들. (임시휴업으로) 문 닫은 게 아니라 그냥 망한 거예요. 2월부터 다 문 닫고 있으니…우리 빼고 다 나갔죠.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모르겠어요."
서울 마포구의 대표적 번화가인 홍대입구의 한 음식점 사장 A씨는 이렇게 말하면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는데 손님은 늘지 않는다. 그는 "내일부터는 더 큰 일이다. 골목 전체가 텅텅 비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가게는 그래도 일반음식점이라 강제 휴업은 아니지만 (타격 불가피하다)"면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에 19일 오전 0시부터 오는 30일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고위험 시설' 영업을 금지하면서 상인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뉴스1>은 8월 마지막 영업을 하고 있던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과 마포구 홍익대 인근을 취재했다.
다수가 모일 법한 주점 등은 이미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취재를 다닌 골목을 합치면 테이블 30개 이상되는 감성주점과 헌팅포차 약 20군데는 불이 꺼진 상태였다. 오전 4시께 새벽 첫차가 다닐 때나 볼 법한 황량한 모습이다.
인근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던 이모씨는 "연휴(17일)까진 열었던 거 같은데, 오늘부터 문을 닫은 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탄만 하긴 싫은데, 2학기에 (홍익대 등 대학가가) 비대면 수업을 한다고 하니까 가게 여러 개 망할 거 같다"고도 덧붙였다. 일부 가게 사장들은 장사를 중단하고 카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홍대 중심가에서 유일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대형 포차 사장 C모씨는 "우리는 일반음식점이라 문을 열었고, 정상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매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시간제 예약을 두고, 탁자간 간격을 조정했다. "이렇게 운영하면 기존 매출의 60% 수준이다"는 C씨는 "정부에서 (방역강화조치만 내놓고) 한푼을 도와주지 않는다"면서 경제적 타격에 대해 하소연했다.
똑같은 '포차' 간판을 썼지만 주점 등록을 해놓고 운영 중인 또다른 포차는 "할 거면 일률적으로 운영해야지 왜 헌팅포차만 닫으라고 하는 것이냐"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업종을 주점으로 등록한 포차만 닫고, 포차 상호를 단 일반음식점은 운영되기 때문에 감성·단란주점 이용자가 포차 간판을 단 일반음식점으로 몰려 (코로나19 감염)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신촌 일대에 위치한 PC방에도 벌써부터 사람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100석 규모의 지하 PC방에는 사람이 고작 5~10명가량 앉아 있었다. 아르바이트생 한모씨는 "낮 시간대 고등학생들이 간혹 왔을 뿐 내내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위험이 높은 '고위험 시설'로 지정, 운영 중단을 명령한 곳은 Δ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Δ콜라텍 Δ단란주점 Δ감성주점 Δ헌팅포차 Δ노래연습장 Δ실내 스탠딩 공연장 Δ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Δ뷔페 ΔPC방 Δ직접판매홍보관 Δ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2개 시설이 이에 해당한다.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명령을 어긴 상황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입원·치료비, 방역비에 대한 구상권을 정부가 행사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