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발견’에 공헌한 과학자 3명에 노벨 물리학상
2020.10.06 21:36
수정 : 2020.10.06 22:32기사원문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영국 옥스퍼드대 로저 펜로즈 명예교수와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 라인하르트 겐첼 소장, 미국 UCLA 물리천문학부 앤드리아 게즈 교수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됐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블랙홀의 연구를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의 궁극적 증명을 해낸 펜로즈에 노벨 물리학상의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초대형 물체를 발견한 겐첼과 게즈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펜로즈 교수는 실제 존재하는지 의문이었던 블랙홀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고,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최신 망원경과 관측기술로 은하계에 존재하는 블랙홀의 존재를 실제로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겐첼과 게즈의 발견 전까지만 하더라도 블랙홀은 주위의 가스나 항성을 흡수하면서 나오는 강력한 제트 분출현상을 통해서만 관측됐다"며 "우리 은하 중심에서 초거대 질량 블랙홀(태양 질량의 400만배)의 존재를 처음으로 관측해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로저 펜로즈 교수는 캐임브리지 대학교 출신의 영국 수리 물리학자로 스티븐 호킹과의 공동 연구로도 유명하다. 그는 1966년 호킹 박사와 함께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특이점이란 물리학의 모든 법칙이 전혀 맞지 않는 시공간으로 블랙홀 한 가운데와 같은 곳이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호킹 박사가 살아 있었다면 펜로즈 교수와 함께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재단은 1974년부터 사후에 상을 수여 할 수 없다고 규정을 바꿨다.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은하 중심부 블랙홀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의 나머지 반을 공동 수상했다.
겐첼 소장은 1978년 독일 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은하의 물리적 형성과 진화 그리고 은하 중심의 거대 블랙홀이 은하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활성 은하의 중심에서는 모두 거대한 블랙홀이 관측된다는 예측을 시험하는데도 몰두하고 있다.
게즈 교수는 사지타리우스(Sgr) A*로 알려진 은하 중심부의 초거대 블랙홀을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이 블랙홀 주위를 도는 많은 별들의 부분 궤도도 관측했다. Sgr A*는 우리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 M31*보다 100배 더 가깝기 때문에 현재 발견된 초거대 블랙홀 중 가장 유의미한 사례다.
한편, 게즈 교수는 역대 네번째 여성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됐다. 지금까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여성은 1903년 마리 퀴리, 1963년 마리아 괴퍼트 메이어, 2018년 도나 스트릭랜드 뿐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