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수요감소'… 저유황유 수익 악화에 속타는 정유사

      2020.10.18 16:56   수정 : 2020.10.18 16:56기사원문
최근 해상 물동량 회복세에도 저유황연료유 수익성이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했던 저유황유 가격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전망이 빗나가자 정유사들은 시황을 살피며 물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18일 선박유 정보제공업체 쉽앤벙커에 따르면 글로벌 저유황유 가격은 지난 9월 t당 330.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t당 667달러였던 저유황유 가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 333.5달러, 4월 248달러까지 하락했다. 하반기 들어 7월 339달러, 8월 349달러를 기록하며 반등하는듯 했으나 지난달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저유황유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유황유 부가가치(프리미엄)는 기존 선박유로 주로 쓰이던 고유황유(IFO380)와의 가격 차이로 가늠한다. 이들 가격 차이가 클 수록 저유황유의 프리미엄이 크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들 제품 가격차는 올해 1월 t당 298달러에서 4월 63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지난달엔 58.5달러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당초 정유사들은 정유황유의 프리미엄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이 제품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부터 단행해왔다. 실제로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올해부터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 12월에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가 303달러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도 지난해 90배럴 수준었던 저유황유(LSFO,MGO)의 글로벌 수요가 올해 300배럴로 급등하고, 2024년까지 수요가 380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유황유 수요는 지난해 350배럴에서 올해 140배럴로 축소된 후 2024년엔 100배럴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가 도입되면서 저유황유에 대한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보고, 저유황유 생산설비를 대폭 늘렸다"며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 등 악재가 겹친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SK에너지는 하루 4만배럴 규모의 저유황유 생산이 가능한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가동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하루 생산능력 6만7000배럴의 선박용 저유황유 전용 설비를 운영 중이다.
에쓰오일도 울산 온산공장 내 잔사유(남은 기름)에서 황을 제거하는 설비를 증설했고, GS칼텍스는 공장 연료로 쓰던 저유황유를 선박유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미주 항로 물동량이 급등하며 정유업계는 저유황유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했으나, 수급이 가격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인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불황인 상황에서 고도화설비 가동을 통해 수익성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며 "시황을 보면서 일시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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