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자녀 살해' 무죄받은 부부, 2심서 검찰 "학대치사 혐의 추가"
2020.10.21 15:55
수정 : 2020.10.21 16:22기사원문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세 남매 중 자녀 2명을 숨지게 하고 첫째도 장기간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은 20대 부부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21일 열렸다.
이날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26)와 B씨(24·여)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 측은 “향후 재판에서 이들 부부의 검찰조사 당시 상황과 범행 방법, 행동 등이 담긴 30분 분량의 영상 CD를 추가 증거로 제출하겠다”며 “이와 함께 아동학대치사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1심 법원이 이들 부부의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직접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이 2심에서도 공소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A씨는 국민참여재판 진행여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고 짧게 말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9월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지난해 6월에는 생후 10개월 된 셋째 아들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이들 부부는 자녀들을 학대한 것을 비롯 둘째 딸 사망 이후에도 3년간 총 710만원 상당의 양육·아동수당을 챙기고, 숨진 자녀 2명의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있다.
1심 법원은 이들 부부의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 무죄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시신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B씨에게는 징역 8년을 각각 구형했었다.
이에 검찰 측은 법의학 전문가의 소견 등 증거물이 공소사실과 부합한데도 1심 법원이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도 1심 판단에 불복, 항소했으며 B씨는 항소하지 않았다.
한편 이들의 항소심 두 번째 재판은 내달 18일 오후 3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