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 국내 금융은 '시장실패'.. 판 새로 짜야"
2020.10.29 14:33
수정 : 2020.10.29 14: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견기업에 현재의 금융현실은 '시장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만 치우친 구조에서 벗어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29일 서울 대흥동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중견기업 경영 안정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금융제도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 “금융은 기업 혁신 성장의 필수 조건임에도 많은 중견기업이 오랜 기간 금융 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의원실, 중견기업연구원, 한국중견기업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향자 의원, 강호갑 중견련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 이홍 한국중견기업학회장을 포함해 업계 전문가와 관계자가 참석했다.
세미나에선 조병선 원장,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영진 KDB산업은행 여수신기획부장이 주제 발표를 진행하고 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조병선 원장은 “현행 제도 하에서는 초기 중견기업은 물론 신용등급 BB이하의 많은 중견기업(50.3%)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직접 조달은 신용등급이 양호하고 규모가 큰 일부 중견기업에 집중된다"며 "중견기업 대부분(83.9%)은 은행과 제2금융권 등 간접 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조 원장은 “중견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확대가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 대한 보증여력 감소를 야기하지 않도록 중견기업 전용 특별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중견기업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도 현실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본시장을 통한 중견기업 자금조달 확대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위원은 “무보증 회사채를 통한 장기 자금조달이 가능한 중견기업은 일부에 불과하며, 주식 관련 사채의 경우 투자자의 신뢰가 낮아 성장성이 높은 중견기업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구체적인 개선 과제로 중견기업 회사채 발행 확대, 전문투자자 대상 준 사모방식 회사채 시장 도입 등을 제안했다.
특히 일정한 투자위험을 감내하는 투자자군 육성, 신용등급 하한 의존 투자기준 개선을 통한 자체 신용분석 능력 제고, 기대수익률 근거 투자기준 마련 등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김영진 KDB산업은행 여수신기획부장은 ‘중견기업 금융 지원 필요성 및 KDB산업은행의 중견기업 지원 현황’을 소개했다. KDB산업은행은 중견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9월 말 기준 총 25개가 운영돼, 약 52조원 규모를 지원했다.
김 부장은 “시가총액 3조원 규모의 코스닥 대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스토리는 자금 애로를 겪는 많은 중견기업이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사례일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