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알콜중독’ 약은 안주삼아 먹었다…그래도 희망 있어

      2020.10.30 15:35   수정 : 2020.10.30 15: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30년 알콜 중독으로 살았다. 인생 절반 넘게 흥청망청 살았는데 지금은 살고 싶다.”

알콜 전문병원에 2년 있다 지난 10월 19일 퇴원한 김병철(52 전북 전주시)씨는 “약을 안주삼아 먹을 정도로 술에 찌들어 살았는데 지금은 작은 희망이라도 잡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가 술을 처음 접한 건 중학생 때다. 이유 없이 술이 좋았고 먹고 취한 상태가 지속됐다.


얼마전까지 전주바닥 술주정뱅이 하면 김병철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나이 술 먹고 도둑을 때려 소년원에 다녀왔다.

그때부터 최근까지 소양 마음 사랑병원, 미래병원, 신세계 병원 등 알콜 치료병원을 100여 차례 다녔다.

김씨는 “자주 술을 마셨다. 그리고 취하면 끔찍한 주사를 벌이곤 했다. 알콜중독자 대부분 극심한 외로움에 찌들어 있다. 가끔은 죽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알콜 중독자들에게는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치료가 시급하지 자기 입장에서만 판단하고 원론적으로 떠들어 대는 충고와 설득 따위가 시급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건 오히려 더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을 부채질하는 독으로 작용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대개의 중독자들은 술에서 깨어나면 자신의 주사로 야기된 타인들의 피해와 혐오와 모독과 고통을 자각한다. 그리고 죽고 싶은 심경과 후회에 빠지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죄의식도 느끼고 반성도 한다. 하지만 술만 취하면 다시 중독상태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중독자들은 대개 애써 술을 참으려고 들지만 술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스트레스, 그리고 외로움이나 고통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당시는 아무도 위로해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왜 이 모양 이꼴이 되었을까. 집도 있고 어머니도 있고 형도 있고 딸도 있고 손주도 있고 친지들도 있고 수많은 친구들도 있는데 나는 뼈져리게 후회한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11월 4일 전주시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에 상담을 의뢰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막해서다.
지금 어떤 것을 지원받아 어떻게 살지 고민중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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