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에 수년째 들개 수십마리 '활보'…주민들은 '덜덜'

      2020.10.31 07:00   수정 : 2020.11.02 00:16기사원문
부산 연제구 재개발 공사장에서 발견된 들개 무리.(독자제공)© 뉴스1


CCTV에 포착된 들개무리.(독자 제공)© 뉴스1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에서 수년째 들개 수십마리가 출몰해 민가에 나타나거나 길고양이를 공격해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31일 부산 연제구 주민 등에 따르면 2년여 전부터 거제동 일대에 대형 들개들이 10~20마리씩 무리지어 출몰하고 있다.

이 들개들은 주로 새벽시간 길고양이들을 수시로 물어 뜯어 죽이거나 주택가를 활보해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나 노약자의 경우 들개들의 공격을 받으면 치명적일 수 있어 주민들은 더욱 불안감을 호소한다.

주민 A씨는 "젊은 여자분이 소리를 질러서 집 밖으로 나와보니 들개들이 고양이를 물어 죽이고 있었다"며 "10마리가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밤이 되면 겁이 나서 집을 못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봐주던 길고양이가 죽었는데 사람이 해코지를 했나 싶었더니 알고보니 들개들이 물어서 죽인 거 였다"며 "심지어 주택가 주차장에서 들개를 마주친 적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야산에서 서식하는 들개들은 2018년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 현재 40여마리까지 개체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야산과 맞닿은 곳에서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고 공가(空家)가 늘면서 들개들의 주 활동 무대가 됐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들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주민 민원이 연제구에 계속 제기되고 있다.

연제구는 지난해 5월부터 전문포획팀과 계약을 맺고 포획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전문포획팀은 지난해 7마리, 올해는 2마리의 들개를 포획했다.


구 관계자는 "들개 개체수가 늘고 있어서 야생화가 더 진행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며 "29일부터는 기계식 포획틀을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고 4마리를 포획했다"고 밝혔다.

한편 동물보호단체에서는 포획된 들개 대부분이 안락사 되는데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LIFE) 대표는 "인간이 유기한 들개들이 결국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유기에 대한 처벌강화가 우선이고 포획돼서 유기소로 보내진 들개들이 사회화 훈련을 거쳐 입양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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