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과 포심의 차이는 무얼까

파이낸셜뉴스       2020.11.18 14:12   수정 : 2020.11.18 14: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투심과 포심의 차이는 무얼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딱히 투수전이라 말하기 힘들었다. 5-3의 스코어니 화끈한 타격전도 아니었다. 그래도 17일 벌어진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투수전 범주에 넣고 싶다.

KBO리그 유일한 20승 투수 알칸타라(두산)와 딱 1승이 모자란 루친스키(NC·19승)의 선발 맞대결이어서 더욱 그렇다.

알칸타라는 국내에 활약하는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1차전서도 최고 구속 154㎞를 기록했다. 루친스키는 150㎞. 승자는 후자였다. 이 둘의 직구는 같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구종이다.

알칸타라는 포심 투수다. 검지와 중지에 공의 실밥 네 개를 걸쳐서 던진다. (사진 참조) 속도와 볼의 회전을 중시하는 투수들이 즐겨 던지는 구종이다. 루친스키는 투심 투수다. 검지와 중지를 공의 실밥 위에 놓고 던진다. (이는 대표적인 그립이고 실제로는 훨씬 다양하다.)

투심과 포심의 차이는 무얼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투심은 포심에 비해 일반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진다. 대신 공의 변화가 심하다. 직구(直球)라지만 똑바로 오지 않고 좌·우 혹은 아래로 변화한다. 그 변화의 유형에 따라 투심(two seam)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옆으로 변하면 투심, 아래로 떨어지면 싱커(sinker)다. 일본에선 투심을 좀 더 세분화해 보다 많이 변화는 구질을 ‘슈트’라고 부른다. 국내 야구에서 역회전이라 표기되던 구종이다. 메이저리그서는 슈트라는 말을 쓰지 않고, 국내서도 어느새 없어진 용어다.

투심과 포심의 차이는 무얼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국내 투수 가운데 송은범(LG) 이형범(두산) 소형준(KT)등이 투심을 잘 던지는 투수로 꼽힌다. 양현종(KIA) 안우진(키움) 이민호(LG) 등은 포심 투수다.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전형적인 포심 투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둘 다 잘 구사한다.

메이저리그의 대표 투심 투수로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을 들 수 있다. 반면 저스틴 벌랜드(휴스턴 아스트로스)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는 포심 투수다. 대표적인 경우 둘을 들자면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과 전설의 투수 그레그 매덕스를 꼽을 수 있다.

채프먼은 최고 105.1마일(169.1㎞)의 놀라운 스피드를 기록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공의 빠르기, 위력, 타자 앞에서 한껏 솟아오르는(눈의 착각이라지만) 회전력이 뛰어나다.

매덕스는 천변만화의 구질을 자랑했다. 갓 140㎞ 초반의 빠른 공으로도 355승을 올렸고, 네 차례나 사이 영상을 수상했다. 흔히 매덕스형 투수들은 ‘공이 지저분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투심 투수에 대한 최대의 찬사다.



다시 17일 한국시리즈 1차전. 알칸타라의 포심은 통하지 않았다. 150㎞ 대 직구가 무시당하자 포크볼을 끄집어 들었지만 알태어(NC)에게 결정적 홈런을 얻어맞았다. 루친스키의 투심은 위력적이었다. 투심은 땅볼 유도를 장기로 한다. 두산 타자들은 세 개나 병살타를 때렸다.


4-1로 추격한 5회 1사 만루서 나온 에르난데스의 병살타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승부구는 포크볼. 투심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기에 더 효과적이었다. 1차전서는 포심 투수와의 대결에서 투심 투수가 이겼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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