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장센터의 사명 "죽음의 계곡에 빠진 스타트업 살려라"
2020.11.22 17:27
수정 : 2020.11.22 17:27기사원문
서울시가 지난 2012년 한국기술벤처재단과 손잡고 서울 화랑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에 서울창업성장센터를 만든 이유도 '죽음의 계곡'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창업지원 정책이 창업초기에 집중됐다. 창업 후 성장단계에 있는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센터의 필요성을 서울시가 선재적으로 대응해 창업정책을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창업성장센터가 만들어진 이후 최근 코스닥 상장과 대규모 투자 유치 등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게 단적인 예다.
■코스닥 상장 등 성과 이어져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서울창업성장센터 입주기업 20개사의 연평균 매출액은 91억원이다. 이는 서울시 투입예산(연 13억원) 대비 7배에 달하는 매출이다. 같은 기간 연평균 44억원의 투자유치와 61명의 신규고용 창출도 달성했다.
사실 수치보다는 서울창업성장센터 지원 덕분에 죽음의 계곡 시기에서 탈출한 업체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표적으로 신테카바이오가 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이어 최근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해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신테카바이오는 입주 3년 동안 서울창업성장센터로부터 2억5000만원의 기술사업화 자금과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관련 기술에 대한 KIST 공동연구와 기술이전 등을 지원받았다. 더불어 미국 실리콘밸리 테크노마트(기술박람회) 등 국내외로부터 투자를 받을 기회도 얻었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의 김상환 서울창업성장지원센터장은 "코스닥 상장사가 나오는가 하면 대기업에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받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서울창업성장지원센터 성과는 △기술 역량 △해외 네트워크 △투자펀드 조성 등 꾸준한 서울시의 지원으로부터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입주 기업들이 KIST가 보유한 고가의 연구장비 등 첨단 연구개발(R&D) 인프라를 KIST와 동등한 조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더구나 필요하다면 KIST 사업화 유망특허도 저가에 양도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양도된 특허가 61건에 이른다.
해외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서울창업성장센터의 중국·일본 사무소, KIST 유럽, 베트남, 인도 등 해외 거점을 통해 현지법인 설립, 투자유치, 바이어 발굴 같은 현지 지사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서울창업성장지원센터 사업이 원활하기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새 성공사례 만든다
최근 서울창업성장지원센터 입주기업 중 주목을 받는 곳은 '휴마스터'다. 전기 대신 열을 이용하는 '데시컨트(건조제)'를 고도화 시켜 친환경 건물의 환기장치를 대체할 '휴미컨'을 만드는 업체다. KIST에서 개발된 고효율제습 신소재를 상용화하기 위한 서울창업성장센터의 R&D 지원이 제품개발의 중요한 열쇠였다고 한다. 올해 상반기 휴마스터는 본격적인 제품양산과 유통채널 확보를 통해 전년도 매출 4억원을 뛰어넘는 6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10억원 정도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대영 휴마스터 대표는 "제품 출시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하나에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인증이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부분이다. 서울창업성장지원센터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인증 및 인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올해는 서울시 주관의 테스트베드 실증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공공기관으로부터 수주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공사례가 꾸준히 나올 수 있도록 서울시는 내년에도 서울창업성장지원센터 기능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