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로 촉각 느끼는 시대가 다가온다
2020.12.02 13:11
수정 : 2020.12.02 13:11기사원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이 촉감이나 촉각 증강기술에 활용할 수 있는 압전 세라믹 소재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 압전 세라믹 소재는 3D 나노 구조체를 활용해 탄성 변형률이 3배로 향상됐다.
연구진은 향후 촉각 증강 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유연한 센서와 액추에이터에 압전 세라믹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촉각 증강 소자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공정적인 측면에서 다소 보강작업이 필요하지만, 소재 활용에 큰 문제가 됐던 기계적 한계를 극복해 압전 세라믹 소자로의 응용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촉각 증강 기술은 의료용 로봇을 주축으로 한 로봇 기술뿐만 아니라 촉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햅틱 디스플레이, 햅틱 장갑 등 정보 전달 기술에 활용할 수 있다. 촉각 증강 분야는 전기적-기계적 결합이 있는 압전 재료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압전 재료는 전기적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거나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소재다. 촉각 증강 분야에서 사용자에게 촉각을 전달하거나 사용자의 움직임을 전기적 신호로 변형시키는데 적합한 소재다.
촉각 증강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압전 재료의 중요한 특징은 압전 계수와 탄성 변형률이다. 압전 계수는 기계적 힘과 전기적 전하량 간의 변환 효율을 나타내는 수치다. 촉각 증강 장치의 감도에 중요하다. 또 탄성 변형률은 소재가 가질 수 있는 기계적 변형 한계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소재 및 장치가 가지는 유연성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촉각 증강 기술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압전 계수와 탄성 변형률 모두가 높은 압전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근접장 나노 패터닝(PnP) 기술과 원자층 증착(ALD) 기술을 이용해 3차원 나노 트러스 구조를 갖는 산화물 아연(ZnO) 세라믹을 만들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압전 아연 산화물 구조체는 100나노미터(nm) 이하의 두께를 가지면서 내부가 비어있으면서 서로 묶여있는 트러스 구조체다. 기존 세라믹이 가지고 있는 내부 결함의 크기를 나노미터 단위로 제한해 재료의 기계적 강도를 증가시켰다.
이 아연 산화물 트러스 구조체의 탄성 변형률은 10% 수준으로 기존 아연 산화물 대비 3배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압전 계수 역시 9.2pm/V로 박막 형태의 아연 산화물보다 2배 이상 더 큰 값을 나타냈다.
홍 교수는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감성 소통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시각, 청각에 이어 촉각 구현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류는 장소와 관계없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김훈 박사과정, 윤석중 박사과정, 김기선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와 한승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