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신약 승인
2021.02.13 13:00
수정 : 2021.02.13 13:00기사원문
크리스데살라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발굴된 신물질로, 치매 및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합성신약이다.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사하게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병증, 뇌신경세포 사멸 등이 일어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주로 9살이 지난 반려견의 22.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기능장애에 걸린 반려견은 가족을 못 알아보거나 장소와 위치 기억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면 장애, 배변 실수가 잦아지는 등 일상생활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지엔티파마 연구진과 문재봉 원장(한국 수의정보대표)은 중증 인지기능장애 질환을 앓고 있는 6마리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크리스데살라진의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파일럿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크리스데살라진을 복용한 반려견 모두 인지기능이 확연히 개선되어 가족을 다시 기억하는 등 일상 활동이 거의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지엔티파마는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N동물의료센터', '대구 동물메디컬센터', '해마루 동물병원', '헬릭스 동물메티컬센터', 'VIP 동물의료센터'에서 48마리의 치매 반려견을 대상으로 허가용 임상시험도 수행했다. 반려견 치매는 0-80점의 반려견 인지기능장애평가(CCDR)지수(50점 이상이면 인지기능장애)로 평가한다. 4주와 8주 ‘위약’을 투여한 그룹에서 CCDR점수는 각각 60.7과 65.0으로 투약전에 비해 변화가 없었다. ‘저용량 크리스데살라진(5mg/kg)’을 4주와 8 주 투여한 그룹에서 CCDR점수는 각각 43과 42.1로 위약에 비해 유의적으로(p<0.0001) 인지기능이 크게 개선되었다. 고용량 크리스데살라진(10mg/kg)을 투여한 그룹에서도 약효는 유사했다. 크리스데살라진의 투약을 종료하고 4 주 후에 관찰했을 때도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유지되었으며, 투약과 관련한 특이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 지엔티파마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크리스데살라진의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증후군 신약’ 동물용의약품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회사는 약 10개월 만에 '제다큐어 츄어블정'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게 됐으며, 이는 국내 합성신약 동물용의약품 신약 1호로 기록된다.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로는 1999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셀레길린’이 유일하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양을 증가시키는 셀레길린은 사람의 파킨슨병과 우울증의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셀레길린은 인지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일부 반려견에서 나타나는 공포와 불안증세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셀레길린에 이어 22년만에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신약으로 승인된 ‘크리스데살라진’은 손상된 기억력, 사회성, 일상 활동을 개선하는 효과가 유의적으로 입증되어 반려견 가족과 수의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임상총괄책임자인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윤화영 교수는 “제다큐어는 노령견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착한 의약품이다”라며 “현재 인지장애에 관한 전문의약품이 없는 실정이기에, 이번 제다큐어의 품목허가는 많은 보호자들이 반길 만한 기쁜 소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약효와 안정성을 입증한 제다큐어가 향후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 많은 반려인들의 관심을 받는 반려동물용 신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엔티파마 동물용의약품 사업부 이진환 총괄책임자도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개발 당시 주변에서 우려를 많이 하셨다”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보호자, 수의학 교수님, 동물병원 원장님들의 염원과 열정, 그리고 검역본부 관계자분들의 도움으로 치료제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엔티파마 곽병주 대표이사(연세대학교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는 “인지기능장애를 앓고 있는 반려견의 기억과 일상 활동을 개선시키는 크리스데살라진이 신약으로 승인되어 국내 반려견 및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지난해 크리스데살라진의 동물용 의약품에 대한 미국 및 PCT 국제특허출원을 완료하고, 글로벌 동물용의약품 제약회사와 전 세계 판매를 위한 협의도 8개월에 걸쳐 진행하고 있어, 올해에는 해외시장 진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