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김지영 "페미니스트 마녀사냥, 공포정치의 일환"
2021.02.22 08:28
수정 : 2021.02.22 08:28기사원문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최근 페미니스트에 대한 마녀사냥이 늘고 있다며 이는 페미니스트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공포정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22일 여성계 등에 따르면 윤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일상 속에서 여성혐오를 근절하기 위해 애쓰시는 많은 분들에 대한 공격은 단순히 개인에 대한 공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 평등 사회의 도래를 저해하는 일이자 그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공포정치의 일환”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연구에 더욱 더 몰입하고자 최근 들어 SNS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그러는 사이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유튜버 콘텐츠로 페미니스트에 대한 마녀사냥을 끊임없이 생산, 재생산해내는 작금의 사태를 목도하게 됐고 이제 이에 대해 입을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버들에 의해 양산되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공격 좌표 찍기 놀이는 페미니스트 활동가, 페미니스트 유튜버들, 성평등 연구회 교사분들부터 페미니스트 학자까지 그 누구도 가리지 않고 실행되고 있다”며 “이는 단 시간에 수익성과 흥행성을 담보하는 가장 유형화된 증오 선동의 하나로, 이 사회의 소수자가 다수자의 몫을 빼앗아가고 있으며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왜곡된 현실에 대한 인지 편향을 강화해주는 세속화된 담론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까지 페미니스트 학자로서 얼굴과 실명을 내걸고 연구와 활동을 해나가는 동안, 숱한 악플과 허위사실에 대한 유포와 비방, 음해, 조롱, 협박 메시지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했다”며 “이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여러 사상들을 끊임없이 배워나가며 철학적 문제의식들을 심화시켜 연구 궤적을 치열하게 일궈나가는 것이 이러한 저열한 공격행위들에 대한 가장 큰 반격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별 불평등한 여성혐오적 현실에 대한 비판과 분석의 논문들마저 이젠 유튜버들에 의해 조롱과 공격의 타겟이 될 뿐 아니라 논문에서 쓰이는 분석 대상에 대한 용어와 방법론들을 자극적으로 뽑아내어 왜곡·오도하고 이를 진리이자 팩트인양 날조해내는 일들, 나아가 논문을 게재한 학회와 한국연구재단에 대한 대대적 공격 명령으로까지 번지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더 이상 이를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며 “수백만, 수십만 유튜버들과 구독자들 VS 학계의 대립 구도를 만들어놓고서 페미니즘 논문을 철회시키겠다고 협박하고 학회를 대상으로 집단적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는 일은 학문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페미니스트 연구자, 시민단체, 교사, 학생 등을 향해 “지금 자행되고 있는 페미니스트 마녀사냥을 멈추기 위한 연대의 행동에 동참해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페미니스트들을 겨냥하는 반복적 마녀사냥에 대항하기 위한 법률적 대리, 자문 제도의 조직화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심리적 상담, 지원의 체계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