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에 냉온탕 반복…'제2의 게임스탑' 팔란티어
2021.02.27 08:51
수정 : 2021.02.27 08: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2월 4주차 ‘주식으로 보는 경제’ 입니다.
이번 주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시장 달래기로 반등했다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일제히 폭락한 뉴욕 증시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서학 개미들이 폭풍 매수한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를 이번주 특징주로 선정했습니다.
다음주 이벤트로는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 발표와 연준 베이지북 공개 등의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에 오락가락한 뉴욕 증시
이번 주 주요 이슈입니다. 이번주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통화 완화 선호인 비둘기 발언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채 금리가 급등으로 하루 만에 폭락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파월 의장이 ‘슈퍼 비둘기’ 모드로 시장 패닉을 막아줬는데, 그가 나타나지 않자 곧바로 무너진 것입니다. 빅테크주도 일제히 내렸습니다. 테슬라, 애플 뿐 아니라 시가총액 규모가 전세계 톱텐 안에 드는 빅테크들도 모두 하락했습니다.
현지시간 26일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패닉에 빠지며 폭락했습니다. 다우존스는 1.75% 하락한 3만1402.01에 거래를 마쳤고 S&P 500 지수는 2.45% 내린 3829.34에 마감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3.52% 하락한 1만3119.43에 장을 마쳤습니다.
최근 뉴욕 증시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위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파월 의장이 미 의회에 등판해 시장 우려를 잠재우는 발언을 쏟아내며 이틀간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현지시간 23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경기 부양책이 대규모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인플레이션 위협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고용과 물가 모두 연준의 목표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실질적으로 회복하는 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추후 경제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 초반만 해도 1.389%까지 올랐지만 파월 의장 발언 이후 1.342%까지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현지시간 25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10bp 이상 급등하면서 1.5%선을 가볍게 돌파했습니다. 장중 1.614%까지 치솟으면서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 중순께 레벨을 기록했습니다. 경제 회복 가속과 물가 상승 전망이 금리에 꾸준한 상승 압력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날 실시된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이 결과가 부진했던 점도 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된 점도 금리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1만1000명 감소한 73만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4만5000명을 대폭 밑돌았으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특히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경우 6주째 감소세를 이어가며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빅테크주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애플의 경우 3.48% 하락한 주당 120.9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테슬라 주가는 8.06% 떨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2.37%, 아마존3.24%, 구글 3.26%, 엔비디아 8.2% 등 대부분의 기업이 급락했습니다. 미 국채 10년 금리가 S&P500 지수의 배당 수익률인 약 1.48%를 넘어선 점이 불안을 가중시켰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 발언처럼 미국 금리의 상승 요인이 긴축 문제가 아니라 백신과 부양책에 의한 경제 정상화 과정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여전히 금리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낮고, 장기 실업자가 많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준의 긴축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반면 국내 시장의 경우 미국의 국채 금리의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경우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 증시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지시간 26일에도 장중 큰 변동성 장세를 나타내다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8%가량 내렸고 S&P500 지수는 약 2.5%, 나스닥은 4.9% 하락했습니다. 다음주 역시 뉴욕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 특징주 팔란티어
이번주는 ‘제2의 게임스탑’으로 주목 받는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를 특징주로 선정했습니다.
팔란티어는 현지시간 25일 전 거래일 대비 9.21% 하락한 23.9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월 27일 기록한 고점 39달러에서 35%나 떨어졌습니다. 26일에도 0.25% 더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 이후 보호예수 기간이 18일 해제 되면서 3억8300만주 정도의 물량이 풀리고 주요 임원이 주식을 매각하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팔란티어는 게임스탑 사태를 주도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가 눈을 돌리고 있는 종목입니다. '제 2의 게임스탑'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팔란티어는 팔란티어는 반지의 제왕이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마법수정구슬의 이름입니다. 아직 완벽하게 공개가 되지 않은 회사로 고객들을 전부 오픈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연방수사국(FBI), 국가안정보장국(NSA) 등 미국 정보 기관과 다양한 국가의 정부에게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데이터 분석으로 오사마 빈라덴 위치를 추적하여 작전을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기업들도 제조 결함 등을 발견하기 위해 팔란티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2003년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의 자금 지원과 미 중앙정보국(CIA)이 설립한 벤처 투자사 인큐텔의 200만달러 투자로 초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최근에는 피터 틸이 과거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창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국내 서학 개미들도 뉴욕 증시 변동성이 커진 16일부터 24일까지 총 1억1905만달러, 약 1318억원을 순배수하면서 이기간 동안 결제액 1위를 차지했습니다.
최근 주가가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장시초가 10달러보다 2배 이상 높은 상황입니다. 게임스탑과는 달리 잠재적인 성장 지속 가능성이 상당하고 고객층을 얼마나 확대하느냐에 따라 실적도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테슬라 지지자의 '선봉장'과도 같은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도 여전히 팔란티어의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음 주 이벤트
다음주에는 1일 2월 ISM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인 PMI 발표와 4일 연준 베이지북 공개가 예정돼 있습니다.
2월 PMI는 추가 부양책과 백신 배포 영향이 하단을 뒷받침하며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동향 보고서 연준 베이지북에서는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높아지는 가운데, 연준의 경제 진단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예정입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