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학폭 가해학생·학부모 특별교육

      2021.03.07 17:10   수정 : 2021.03.07 17:10기사원문
교육당국이 시행 중인 학교폭력(학폭) 가해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이 여전히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방식을 개선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학폭에 대한 맞춤형 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최근 학폭 재발건수는 지난 2016년 2672건, 2017년 3250건, 2018년 3827건으로 집계됐다.

증가추세가 뚜렷하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폭력의 정도에 따라 가해 학생에 서면사과부터 접촉·협박·보복금지, 교내 봉사, 사회봉사,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처분 등 9가지로 구분되는 조치를 취한다.
아울러 가해 학생들은 '학교에서의 봉사' 처분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서 특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특별교육이 학폭 재발방지와 선도·교육으로서 기능이 미미하다고 했다. 가해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가운데도 재발 건수는 줄지 않아서다.

학폭 사건 전문 변호사 A씨는 "특별교육을 센터마다 다양하게 운영한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특별교육이 필요한 학생임에도 가해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한다던지 여전히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센터의 경우 특별교육 이수 20시간 조치를 받은 가해 학생에게 10시간짜리 특별교육을 두 번 이수토록 한 사례도 있었다.

교육부는 가해 학생의 보호자에 대해서도 특별교육 미이수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학부모에 대한 조치도 강화했다. 교육부는 오는 2024년까지 적용되는 '제4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보호자의 책무성 강화를 위해 보호자 대상 특별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 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특별교육 기관에 출석이 어려운 학부모를 감안해 온라인 특별교육, 야간·주말 활용 교육 이수 방안을 마련토록 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일반적인 평일 근무시간 이외 '야간' 또는 '주말'에 교육일정이 배치되는 사례는 드물었다.

교육부는 특히 가해 학생 특별교육 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해 일반적 상담 중심의 특별교육 대신 가해 학생의 가해유형 등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개편·보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학폭이 신체폭력, 언어폭력, 금품갈취, 강요, 따돌림,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 유형이 다양한 만큼 성향에 따른 개별적 맞춤 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계획 안이 지난해 초 배포됐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유형별로 내용을 달리한 프로그램 대신 몇몇 프로그램만 이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역 한 위(Wee)센터 전문상담교사 B씨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긴 하나 사안이 개별적으로 달라서 같은 유형끼리 묶어서 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각 학교에서 1명씩 의뢰가 들어오면 기한 내로 3개월 안에 교육을 마쳐야 하는데 가해 학생들의 사례에 따라 맞춤식 특별교육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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