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나쁨’땐 산책은 삼가주시개~ 황사에 진드기까지… 봄철 야외활동 주의보

      2021.03.19 04:00   수정 : 2021.03.19 04:00기사원문
따뜻한 봄바람이 불면서 반려견과의 산책을 기대하는 집사들의 설렘도 크다. 그러나 즐거운 산책시간을 방해하는 봄의 불청객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와 진드기다.



■공기도 나쁜데 산책은?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은 요즘, 반려인 A씨의 마음에도 근심이 쌓이고 있다. 며칠째 산책을 못나가니 강아지가 바깥만 보면서 '히잉' 소리를 내며 우울해한다.
그러나 풀 죽은 강아지 모습에도 A씨는 선뜻 산책에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그는 "요즘 같은 날씨엔 내 목도 아픈데 강아지는 얼마나 아플까 싶어서 못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와 중국발 황사까지 기승을 부리며 반려견의 산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미세먼지와 황사는 사람보다 반려동물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보통 사람이 호흡할 때 5~10ml의 공기를 흡입하는데, 개와 고양이는 10~15ml의 공기를 흡입해 사람보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양이 더 많다고 말한다. 개와 고양이가 체중 대비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하기 때문에, 유해물질 흡수량도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또 먼지입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면으로 가라앉는데, 코 위치가 사람보다 지면에 가깝고 이곳저곳의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니는 반려견의 경우 더욱 미세먼지와 황사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미세먼지 속 유해물질은 강아지의 호흡기로 흡수돼 결막염과 각막염, 호흡기 질환, 피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어린 강아지와 노령견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학범 수의사는 "미세먼지는 반려견들의 호흡기에도 즉각 영향을 주지만, 털에 유해 물질이 묻어있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도 계속해서 영향을 줄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가 너무 심한 날은 산책 대신 실내에서 노즈워크나 터그놀이 등 행동학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지속되거나 반려견이 야외 배변을 하는 경우, 아예 외출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럴 때는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다녀오고, 외출 후에는 반려견의 몸을 물티슈 등으로 꼼꼼히 닦아주는 것이 좋다.

■봄바람과 돌아온 진드기

반려인 B씨는 또다른 고민이 있다. 따뜻해진 날씨가 반갑지만 야생 진드기도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면서 반려견과의 야외 활동이 신경쓰인다.

B씨는 "밖에 한 번 데리고 나갔다 오면 눈에 불을 켜고 강아지 몸 구석구석을 살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달 구충제를 먹고 진드기 퇴치 스프레이를 뿌려도, 강아지가 풀숲 근처로 달려가면 진드기 걱정부터 앞서서 산책시키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보통 반려견들은 풀숲이 우거진 곳을 산책하다가 야생 진드기에 물리곤 한다. 진드기는 반려견의 피부에 달라붙어서 흡혈을 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감염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진드기가 반려견에 전파하는 매개질환으로 식욕부진, 구토, 설사, 빈혈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예방만 철저히 한다면 산책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조언했다.

이학범 수의사는 "요즘 반려견을 위한 진드기 예방약들이 잘 나와있다"면서 "철저히 예방해주고 산책하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에 출시된 진드기 예방약 종류는 스프레이형, 목걸이형, 먹는 형 등으로 다양하다.

스프레이형은 벌레들이 싫어하는 향을 내기 때문에, 외출 시 반려견의 몸에 뿌려주면 벌레 물림을 예방할 수 있다.
목걸이형은 진드기가 반려견의 몸에 달라붙을 경우 바로 마비시키는 제품이다. 먹는 형은 반려동물용 구충제로, 진드기에 물리더라도 매개 질환 감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 수의사는 "산책 후 강아지의 몸을 살폈을 때 눈에 보이는 진드기는 핀셋 등으로 빼버리면 좋은데, 진드기가 이미 커져 있으면 반려견의 피를 뽑아 먹는 것"이라며 "그럴 땐 동물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면 좋다"고 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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